학생 유지율 및 졸업률을 증가시키라는 압박에 직면한 미국 대학들이 분석 툴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는 7,300명의 신입생들에게 캠퍼스 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웹 애플리케이션에 관해 소개했다. 졸업률이 50%를 맴도는 상황에서 이 대학 관리자들은 이 소프트웨어를 필수적인 툴로 간주하고 있다.
포어캐스트(Forecast)라는 이름의 이 소프트웨어는 학생들이 교실과 캠퍼스에서 보내는 시간뿐만이 아니라 수업 활동에 참여하는 빈도를 분석함으로써 성적 하락 위험을 예측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퍼듀의 CDO(Chief Data Officer)이자 프로젝트 리더인 브렌트 드레이크는 “학생의 각종 활동이 캠퍼스 내 성공과 어떤 관련성을 지니는지 연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애널리틱스 만세!
퍼듀는 학생 유지율과 졸업률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에 시선을 돌리고 있는 여러 고등 교육 기관 중 하나다. NSCRC(National Student Clearinghouse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4년제 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국내 평균 6년 졸업률은 약 54%다. 성과가 나쁜 학교는 30% 후반대이며 고등 교육기관의 평균은 약 70%이다. 퍼듀는 51.5%로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교육 부문의 분석 및 기타 기술을 추적하는 가트너(Gartner)의 분석가 글렌다 모건은 “대학의 학생 유지율과 졸업률에 문제가 뚜렷하다. 데이터는 이를 위한 해결책 중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학습 분석(learning analytics)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퍼듀는 학생들이 뒤쳐지기 전에 시정 조치를 취하도록 알리는 포어캐스트의 가능성에 기대하고 있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이전의 퍼듀 학생들의 행동으로 인해 생성된 종합적인 익명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수강 등록 대기 시간이 너무 길 때의 위험과 활동에 조기 참여할 때의 혜택을 나타내는 막대 그래프를 생성한다.
예를 들어, 퍼듀는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등록하는 학생들의 평균 GPA가 2.95이며 수업이 시작된 지 1-7일 후에 등록하는 학생들은 2.65이고, 3주를 기다렸다가 수업에 합류하는 학생들은 2.52라는 점을 발견했다. 드레이크는 “2주가 지나면 GPA가 크게 낮아진다. 모든 측면에서 뒤쳐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는 상식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 수업에 늦게 합류하는 학생들은 과제를 따라잡느라 허둥대며 학생 그룹에 늦게 합류하고 전반적으로 자신의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게 된다.
하지만 포어캐스트는 친구와 함께 수업을 듣거나 수업에서 친구를 만드는 학생들이 더 높은 점수를 얻는 경향이 있다는 점 등 좀 더 알기 어려웠던 시사점을 발굴해냈다.
드레이크는 “이 툴을 통해 학생 데이터와 캠퍼스에서 그들의 성공과의 관련성을 제시할 수 있다. 학생들은 정보를 기초로 더 나은 의사를 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학생들이 학기 중 학교 시스템에서 수업에 등록하고 수업 활동에 접근하며 학습 관리 시스템에서 과제를 완료함으로써 생성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도 분석한다.
또 학생들이 캠퍼스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로그인하는 빈도 또는 식당에 출입하기 위해 ID 배지를 인식하는 횟수도 추적한다. 학생들이 동료 및 교직원들과 시간을 얼마나 보내는지도 분석 대상이다.
포어캐스트는 이러한 데이터를 이용해 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모듈과 그래프를 생성한다. 드레이크는 “데이터를 다시 그래픽 형태로 작성하여 학생들에게 (그들의 행동과 결과 사이의) 전반적인 관계를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여러 개의 데이터 조각이 성공의 조짐일 수 있는 학생 참여도를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자초한 상처
미국의 낮은 대학 졸업률은 자초한 경향이 있다. 수십 년 동안 학교들은 등록자수로 성공을 측정했으며 학생들이 졸업하도록 하는데 집중하지 않았다. 학업적 성공은 적자생존의 논리를 따랐다. 많은 대학 총장들은 “왼쪽을 보고 오른쪽을 보라. 내년에 여러분 중 하나는 이 자리에 없을 것이다”는 자세로 신입생들을 맞이했다. 한마디로 각 대학은 약자를 없애는걸 당연시했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오늘날의 고등 교육 시장에서 학생과 학교 모두에게 피해를 입혔다. 중퇴자는 학교의 수익 손실로 이어졌으며 중퇴자들은 학위도 없이 빚만 안게 됐다. 이제 높은 중퇴율은 특히 국가 자금을 지원받는 대학들에게 치명적이라고 모건은 말했다.
인디애나(Indiana)는 NCSL(National Conference of State Legislatures)에 따라 성과 기반 자금 지원 모델을 가진 30여 개의 주 중 하나다. 따라서 퍼듀가 받는 국가 자금 지원은 전반적인 졸업률, 정시(4년) 졸업률, 수여 학위 수, 수요가 높은 전공에서 수여하는 학위 수, 편입 지표 등에 의해 결정된다. 지난 2년 동안의 예산 사이클에서 퍼듀의 수입 중 6.5%가 성과에 기초해 유입된 것이라고 드레이크가 말했다. 즉 포어캐스트가 학생들이 학교 생활에 더욱 참여하도록 한다면 학교의 재정 지원 측면을 강화할 수 있다.
성공 알고리즘
마리스트 컬리지(Marist College) 등의 소규모 학교에서도 학습 분석이 우선순위화되고 있다. 뉴욕의 포키프시(Poughkeepsie, N.Y.)에 위치하고 있으며 재적생 6,500명 중 4,800명이 학부생인 사립 인문대학교 마리스트도 정부로부터 학생들의 졸업률을 높이도록 압박을 받고 있다고 이 대학의 빌 써스크 CIO가 말했다.
2013년, 써스크는 학생의 GPA, SAT 점수, 인구학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학생들이 과제를 제출하고 교수와 온라인으로 상호작용하는 빈도에 관한 정보와 연계시키는 분석 애플리케이션인 OAAI(Open Academic Analytics Initiative)를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퍼듀의 포어캐스트와 마찬가지로 마리스트의 애플리케이션은 학생들의 학교의 여러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탐색하면서 생성하는 클릭 흔적을 분석하도록 개발됐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학생들이 검토를 위해 과제를 클릭하는 속도, 숙제를 완료하는 속도, 팀 과제를 위해 동료와 채팅하는지 여부 등의 세부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다. 써스크는 “이를 통해 학생들이 뒤떨어진 부분을 초기에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데이터는 교직원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판단할 때까지 익명으로 유지된다. 학교 관계자들은 해당 학생에 대한 개입 여부를 선택한 이후에야 실명을 확인할 수 있다.
써스크에 따르면 OAAI의 알고리즘은 85%의 확률로 수업 시작 첫 2주 후 학생이 최소 C 이하를 받게 될지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약 40,000명의 학생을 보유한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 대학교(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는 마리스트 컬리지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NC주의 교육 기술 서비스 책임자인 라우 해리슨에 따르면 마리스트의 모델이 일부 긍정 오류에도 불구하고 80% 정확한 것으로 입증됐다. 해리슨은 “그 모델을 많이 수정하지 않았는데도 예측력이 꽤 뛰어난 것으로 증명됐다”라고 말했다.
학습 분석 측면에서 성공 사례를 기록한 학교들은 다음과 같다.
– 오스틴 피 주립 대학교(Austin Peay State University)는 테네시의 클라스빌(Clarksville, Tenn.)에 위치하고 있으며 2011년 학생들에게 과거의 성적과 과거에 해당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의 성정에 기반하여 특정 수업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알려주는 자동화된 엔진을 개발했다.
– 조지아 주립 대학교(Georgia State University)는 예측 모델을 이용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6년 졸업률을 48%에서 51%로 높였다.
– 볼티모어(Baltimore)의 존스홉킨스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와 매릴랜드 대학 시스템(University System of Maryland)의 여러 학교가 유사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가트너의 모건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 고등 교육 기관의 30%가 2018년까지 분석 전략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라이버시 문제
오늘날 수많은 기업들이 의료 개선, 스마트 시티 구축, 표적화된 마케팅 캠페인 등의 용도를 위해 매일 대량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은 프라이버시 문제가 야기시킬 수 있으며, 이는 고등 교육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EFF(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의 수석 변호사 리 티엔에 따르면 단순히 데이터를 소유하는 것만으로 조직에 잠재적인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존의 데이터 활용이 합법적일 수 있지만 미래에는 본래의 의도와는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퍼듀, 마리스트, NC주립대학교에서 분석 계획을 감독하는 이들은 현재 학생의 성적 향상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퍼듀의 개리 맥카트니 CIO는 분석 노력이 더욱 복잡해지면서 “학생들에 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며 훨씬 풍부한 가이드를 생성해 전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퍼듀는 동시에 포어캐스트 활용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참여는 자발적이며 학생들은 반드시 로그인해야 이 툴에 접근할 수 있다. 퍼듀는 또 새로운 소프트웨어 모듈을 출시할 때 학생들에게 공지한다. 또 학생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할 수 있는 포어캐스트의 모바일 버전이 준비되고 있다.
마리스트의 써스크는 일정 형태의 분석을 도입하지 않는 학교들이 앞으로 분명히 뒤쳐지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어떤 형태로든 이런 작업을 수행하지 않는 학교들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것이다. 과정 별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면 어떻게 훌륭한 수준의 프로그램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