햅틱 기술에 다른 부가 요소가 결합되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이른바 ‘햅틱 플러스’다.
애플 워치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차세대 UI, ‘햅틱 플러스(heptics plus)’를 경험할 수 있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햅틱은 보통 액추에이터(actuator)라 불리는 진동 모터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거나, 촉각을 통해 특정한 감각을 느끼게 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콘솔 게임을 해 본 적이 있다면 게임 내에서 특정 행동을 할 때 컨트롤러에서 진동이 느껴짐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햅틱의 새로운 트렌드는 기존 햅틱 기술에 추가 요소 하나를 더해 행동, 움직임, 촉감 등을 마치 거기에 실재하는 것처럼 더욱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것이다.
애플워치, 그리고 최신형 맥북과 맥북 프로 노트북에 새로 터치된 ‘포스 터치(Force Touch)’가 바로 그 더해진 ‘하나’다. 압력을 하나의 제스처로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형 맥북 터치패드의 코너에 중간 정도의 압력을 주면 마치 실제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실제로 트랙패드에 버튼이 있다거나 클릭하는 동작이 실시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햅틱과 포스 터치 (그리고 클릭 소리와 같은 소리 자극)가 더해져 자아내는 실제 같은 환상이다.
애플워치 또한 햅틱과 압력, 그리고 소리의 조합을 통해 매우 생동감 있는 감각을 전달한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애플이 보여준 ‘햅틱 플러스’는 이제부터 보여줄 것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햅틱, 온도 변화까지 반영하다
지난 23일 애플이 제출한 새로운 특허 신청서에는 햅틱 시스템에 온도 변화를 더해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는 계획이 담겨 있다.
신청서의 타이틀은 “재질 시뮬레이션을 위한 터치 서피스(Touch Surface for Simulating Materials)”였다. 애플은 이 문서에서 수평이나 수직, 또는 동시에 두 방향으로 모두 움직임이 가능한 햅틱 액추에이터에 대해 설명했다. 고도로 정교한 이 햅틱 기술은 빠르게 변화하는 표면 온도까지 반영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메탈 표면에서 시뮬레이션을 할 때면 트랙패드나 터치스크린 온도가 차가운 메탈의 느낌을 재현해냈다. 반대로 목재 표면에서 시뮬레이션을 할 경우 트랙패드, 스크린의 온도가 따듯한 느낌을 주게 된다.
스크린 상의 손가락 움직임과 손가락의 압력을 등록해두면 이러한 일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가상의 목재 위를 손가락으로 쓸어 넘기면 목재의 울퉁불퉁한 촉감이 진동을 통해 재현된다. 그리고 이 진동 역시 얼마나 강한 압력으로 터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실제 나무를 만질 때 얼마나 강하게 압력을 가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듯이 말이다.
햅틱, 공기까지 활용한다
현재 우리는 가상 현실, 증강 현실 혁명이 막 시작되려는 시점에 서있다. 구글 카드보드,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 MS의 홀로렌즈와 매직 립의 기술 등이 가상 현실 및 증강 현실을 주류화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은 모두 소프트웨어 상에만 존재하는 물체, 환경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과 같은 환상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는 지금까지 영화관에서 3D안경을 통해 시각적 일루전을, 스피커와 헤드폰을 통해 청각적 일루전을 경험했다.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촉각으로 느끼는 촉각적 일루전 차례다.
기본적으로 햅틱 기술은 특수 제작 글로브를 통해 터치 감각을 제공한다는 것을 전제에 두고 있었다. 이미 몇몇 기업들이 오큘러스 리프트에 사용할 햅틱 글로브 제품을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울트라햅틱(Ultrahaptics)라는 영국의 한 회사는 글로브 없이 가상 현실의 촉각 경험을 가능하게 할 방법을 소개했다. 바로 공기를 햅틱 진동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시끄러운 콘서트장 에서는 소리가 ‘느껴질 수 있는’ 물리적 힘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울트라햅틱은 인간의 가청 범위를 넘어서는 초음파를 사용해 촉각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울트라햅틱은 특수 제작된 패드를 사용해 40kHz 전후의 소리를 만들어 내는데 이 음역대는 너무 낮아서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음역대는 가상 또는 증강 현실 고글을 낀 상태에서 눈 앞의 가상의 물체가 있는 경우 실제로 손을 뻗어 그 물체를 손으로 만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사용될 수 있다.
울트라햅틱은 프로토타입에서 립 모션 컨트롤러를 사용해 손, 손가락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다. 그리고 시각 일루전과 손이 만나는 지점에서 초음파를 쏘아 손이 가상의 물체에 닿는 부분에서만 터치 감각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원리다.
햅틱과 공기의 만남으로 두꺼운 글로브를 끼지 않아도, 실제로 뭔가에 손을 올려놓지 않고도 촉각 일루전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생겨난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비디오 게임뿐 아니라 컨트롤 인터페이스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애플이 신형 노트북에서 햅틱을 사용하고 있듯이, 울트라햅틱 역시 홀로그래픽 컨트롤 시스템에서 이러한 방식을 사용해 다음 슬라이드로 이동하거나, 채널을 변경하는 것과 같은 간단한 제스처를 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애플워치와 최신 애플 노트북은 소비자들에게 차세대 햅틱 피드백을 소개했다. 그렇지만 이는 햅틱 기술의 새 시대를 여는 서막일 뿐인지도 모른다. 컴퓨터와 인간의 교감은 앞으로 더욱 친근하고 가까운 교감에까지 이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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