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AR)은 더 이상 꿈의 미래 기술이 아니다. 각종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게임 체인저 도구로 현실화됐다. 응용 분야 또한 엔지니어링 및 제조에서부터 건설과 헬스케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각종 작업 시 개별 업무에 계층 정보를 덧입힘으로써 여러 불가피한 오류를 해결할 수 있는 공상 과학적인 기술이 증강현실(AR)이다. 3차원 공간 안에서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게 되면 2차원에서는 보기 어려운 결함을 더욱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도면과 키보드를 번갈아 사용하는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다.
일부 첨단산업과 몇몇 전통산업에서는 AR이 더 이상 미래 기술에 대한 꿈이 아니다. 한 때 다루기 힘들었던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시각화하기 위한 현실적이고 혁신적인 도구가 되었다.
AR기술은 기업들이 회의실, 연구소, 공장, 건축현장에서 데이터를 시각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과거 전문가가 현장을 방문해야 했던 문제들이 이제는 원격에서 지시사항을 직접 표시해 지시를 내림으로써 거의 동시에 처리되고 있다. 오늘날 원격 팀들 사이에서 협업을 개선하고 문제가 실제로 발생하기 전에 시각화하는 방식을 확인해본다.
파일럿 산소 마스크와 AR의 접목
항공기의 조종석에서 불길이 치솟고 연기가 난다. 조종사는 산소 마스크를 붙잡는다. 하지만 연기 때문에 제어 장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 그가 스위치를 올리면 비행기 제어 화면이 마스크 내부에 표시되어 다시 조종할 수 있다. 그는 곧 비행기를 착륙시켜 참사를 막는다.
이 AR 활용 사례는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페덱스(FedEx) 익스프레스 화물 항공사가 이를 계획하고 있다. 이 기업은 사고 시나리오에서 조종사를 정교하게 지원할 수 있는 스마트 글래스 내장 산소 마스크를 시험하고 있다.
스마트 글래스 제조사 ODG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SAVED(Smoke Assured Vision Enhanced Display)라 불린다. 안드로이드 구동 장치가 비행 제어 장치와 항공기 외부 카메라를 표시해 조종사가 제어 장치, 지형, 활주로를 모르는 상황에서도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도록 돕는다.
FAA에 따르면 기내 연기, 매연, 화재가 비상 착륙 및 지연의 주요 요인이며 이로 인해 매일 평균 1회의 비상 착륙이 발생하고 있다. 산소 제공 마스크가 조종사의 시야를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IoT 통신
기업들이 IoT 장치로부터 수집하는 데이터 양은 엄청나다. 하지만 이 데이터를 실질적으로 유익한 방식으로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곤 한다. 이와 관련해 AR의 활용처 중 하나는 인간이 기계와 더욱 신속하게 상호작용하여 문제에 더욱 신속하게 도달하도록 돕는 것이다. 가령 시끄러운 공장에서 IoT 장치가 기계로부터 데이터를 조용히 수집하여 소프트웨어가 분석하고, 장치가 고장 날 시기와 장소에 대해 경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실시간 실행 가능 데이터를 수집, 분석, 현장에서 직원에게 직접 전달하는 툴을 개발하기 위해 가상 헤드셋 제조사인 뷰직스(Vuzix)와 협력하고 있다. 뷰직스의 M300 스마트 글래스는 IoT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AWS IoT 어낼리틱스와 짝을 이룬다.
뷰직스는 해당 시스템이 상황에 따라 수집한 IoT 데이터를 기초로 건축현장 또는 공장에서 직원들이 창고의 위치를 찾거나 재고를 관리하거나 원격 지원을 제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뷰직스는 아마존의 알렉사 스마트 비서 지원이 내장된 구글 글래스와 유사한 블레이드(Blade) 글래스를 판매하고 있다.
복잡한 디자인을 한눈에
엔지니어링 기업 어코미스(Accomis)는 혼합현실(Mixed Reality) 기술이 설계자와 엔지니어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크고 복잡한 건축물 프로젝트의 모델을 시각화할 수 있도록 해준다.
원격지에 있는 팀원들은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 기술을 이용해 사무실에서 3D 엔지니어링 모델을 홀로그램을 투사한다. 이를 통해 공동으로 의사를 결정하거나 잠재적인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는 건축물의 시각화를 살펴보면서 빔의 위치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다. 동시에 부품 제작자는 자신이 제작하고 있는 부품이 잘 조립될지 살펴볼 수 있어 현장에서 실수가 발견되기 전에 오해와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다.
이 기술은 건축 및 위치 기반 소프트웨어 제조사 트림블(Trimble)의 네트워킹 시스템 및 협업 소프트웨어와 짝을 이룬다.
애컴(Aecom)은 현재 덴버(Denver), 런던(London), 홍콩(Hong Kong) 사무소에서 혼합현실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그들은 해당 시스템을 활용하여 디트로이트에 있는 패커드 플랜트(Packard Plant) 설계와 런던에 있는 세르펜틴 갤러리즈(Serpentine Galleries)의 건축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복잡한 거대 공장에서 손쉽게 이동
폭스바겐(Volkswagen)의 직원들은 거대한 규모의 공장에서 길을 찾는데 증강현실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또 특정 기계에 도달하는 경로를 확인하고 현장에서 작업에 필요한 정보를 덧씌울 수 있도록 돕는다.
폭스바겐은 370에이커(Acre)에 달하는 폭스바겐 츠비카우(Zwickau) 공장에서 기술자들에게 목적지를 알려주기 위한 용도로 당초 비콘(Beacon)을 사용하는 복잡한 내부 GPS시스템을 고려했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의 비용이 너무 높게 추정됐다. 또 다른 장비와의 잠재적인 무선 간섭원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대신에 직원들이 공장에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인사이더 내비게이션(Insider Navigation)이라는 기업의 AR시스템으로 눈을 돌렸다. 회사는 현재 이 시스템이 점검 속도 증가 및 재고 추적에 도움이 되는지 시험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차후 해당 기술을 자율 실내 주행과 공장 내 방문자 안내 등의 다른 목적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택 수리 견적을 간편하게
주택(Home) 개조 분야 스타트업 포치(Porch)는 25만 곳의 사업자들과 수리 및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주택 소유자와 연결시킨다. 포치는 최근 AR 제공자 스트림(Streem)과 협력관계를 수립했다. 주택 사업자와의 계약에 앞서 수리 및 견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스트림 앱은 여러 머신러닝(이미 수리했던 부분 찾기 등)과 컴퓨터 비전을 활용하여 수리를 돕는다. 이 앱을 통해 배관공, 전기 기술자, 잡부는 동영상을 촬영하고 주택 소유자와 화상 통화하여 작업을 개시하기 전에 문제를 확인하고 해결책을 제안한 후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감독자는 현장에서 기술자의 업무를 확인하고 복잡한 수리 과정을 지시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스트림을 이용하는 계약자들은 이동 시간을 절약하고 매월 문제 확인 및 견적을 위한 약속 일정을 잡는 것보다 훨씬 신속하게 더 많은 견적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보잉(Boeing)이 항공기를 제조할 때 수행하는 배선작업의 복잡성은 극심한 수준이다. 같은 기종의 항공기일지라도 배선 구성이 다르며 항공기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기술자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트북에서 이리저리 항공기 배선도와 내부도를 찾느라 시간을 낭비하기 십상이다.
이 작업에서 구글 글래스의 기업용 버전과 비행기 위에 투사되는 증강현실이 결합하면 위력을 발휘한다. 시간을 절약되는 것은 물론 와이어 수리 과정도 25%나 감소했다고 보잉이 밝혔다.
핸즈프리(Hands-free) AR 솔루션은 업스킬(Upskill)의 스카이라이트(Skylight)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한다. 항공기 배선을 확인하는 것 외에 보잉의 직원들은 음성 명령을 이용해 내비게이션 안내를 받는다. 이 AR을 통해 그 과정 내내 배선을 확인할 수 있다. 더 이상 키보드로 도식을 찾을 필요가 없다.
추가 보너스도 있다. 원격지 엔지니어가 기술자의 헤드셋의 ‘SWIS’(See What I See) 동영상 스트림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장 기술자가 막힐 때 전문가가 지시를 제공하거나 매우 좁은 공간 안에서도 협업이 가능하다. 보잉은 이 과정의 속도를 높이는 것 외에도 이 시스템 덕분에 배선 오류가 거의 사라졌다고 밝혔다.
혼합 현실 안전모
프랑스의 GA 스마트 빌딩스(GA Smart Buildings)라는 건축 기업은 현장에서 2D 도면만 사용하기 때문에 품질 관리에 문제가 발생하며, 이는 빈번한 건축 오류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당 기업은 건축업자들이 기계, 전기, 배관(MEP) 시스템의 어셈블리뿐만이 아니라 콘크리트 타설 품질을 훨씬 정밀하게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AR 적용 안전모로 눈을 돌렸다.
이 기업은 공장에서 건축물을 제작하는데, 현장에서 각 구성품을 조립할 때 문제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었다. AR시스템은 모델을 실제 건축 환경 위에 직접 투영해 이러한 단절을 해결한다. 이를 통해 조립 건축업자들은 각 부의 위치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이 시스템을 통해 현장을 확인할 수 없는 사무실 등에 있는 원격지 전문가와의 협업이 가능하다. 해당 기업은 1:1 규모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장비를 배치하고 도면과 실제 건축 사이의 불일치를 확인하기가 더욱 쉽다고 밝혔다.
가상 현실로 트럭 제작하기
대부분의 AR홀로그램을 보면 이해하기가 쉬우면서도 탁자 위 스피커폰 옆에 둘 수 있을 정도로 작다. 그러나 피터빌트(Peterbilt), 레이랜드(Leyland), 켄워스(Kenworth), DAF 트럭의 모기업인 파카(Paccar)는 다른 접근방식을 취했다. 그들은 바퀴가 18개인 풀 사이즈 트럭의 홀로그램을 제작했다.
그들은 이를 넉넉히 주차할 수 있는 창고 안에 투사하여 설계자가 실제 제작에 앞서 최종 제품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작업은 과거 찰흙 모델로 진행됐었으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었다. 이 AR 설계실은 해당 제조사가 트럭을 경쟁사보다 더욱 신속하게 출시하는데 도움이 된다.
파카는 트럭을 그리고 기류와 속도 등의 변수를 표시하는 3D 렌더링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캐나다의 설계기업 핑거 푸드 스튜디오스(Finger Food Studios)와 협력했다. 해당 기업은 AR 프로토타입 제작으로 비용이 감소했고 연구 및 설계 단계가 3개월이나 단축되었다고 밝혔다.
주사 바늘을 더욱 안전하게
혈액검사 또는 IV를 받아 본 사람이라면, 해당 작업에 많은 추측이 수반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러한 추측의 불가피성은 전문가의 시간을 낭비하고 때로는 더 높은 비용으로 이어진다. 어큐베인(AcuVein)이라는 기업은 추측으로 인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처음부터 성공할 수 있도록 레이저 스캔과 증강현실의 복합체를 개발했다.
기술자가 휴대용 장치를 사용해 적외선으로 환자의 혈관을 스캔하면 작은 프로젝터가 이런 혈관의 이미지를 피부 위에 직접 표시하는 방식이다.
해당 기업은 자사의 증강현실 기술로 연구소 기술자가 처음부터 성공할 확률이 3.5배나 높아진다고 밝혔다. 그리고 감독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횟수가 45%나 감소했다고 어큐베인은 덧붙였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