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의 거대 흉상부터 포테이토 샐러드 칸이 따로 있는 파이(π) 모양 파이 접시까지, 세상에는 크라우드펀딩이 아니었으면 빛을 보지 못했을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아주 많다.
개중에는 장난에 가까운 프로젝트도 분명 있지만, 규모를 막론하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사업 아이디어의 실현에 필요한 자금을 모은 경우가 적지 않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들은 민주적 절차를 통해 투자받을 아이디어를 선정한다.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이디어는 성공을 거두고, 반대로 관심을 못 받은 아이디어는 묻히게 된다.
크라우드펀딩 데이터베이스인 CrowdExpert.com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만 크라우드펀딩 시장 규모가 21억 달러에 달한다. 아이디어는 있으나 자본이 없는 젊은 사업가들도 엔젤투자자나 벤처캐피털의 도움 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통로로써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선호를 높여가고 있다.
그렇지만 수많은 크라우드펀딩 웹사이트 중 어디를 선택해야 할까? 요즘은 그 수가 너무 많아서, 어떤 웹사이트가 최고인지 꼽기가 쉽지 않다. 웹사이트마다 제공하는 특전과 지불해야 하는 요금도 다르다.
미래의 기업가를 꿈꾸는 독자들을 위해, 가장 유망한 크라우드펀딩 웹사이트를 엄선해 소개한다.
1. 킥스타터
킥스타터(Kickstarter)는 특히 창의적인 작업을 위한 기금 모집이 활발한 사이트다. 웹사이트 소개에 따르면 킥스타터는 ‘아트, 공예, 춤, 만화, 디자인, 패션, 영화 및 영상, 음식, 게임, 저널리즘, 음악, 사진, 출판, 기술, 연극’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환영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킥스타터를 통해 1,390만여 명의 사람들이 33억 9,000만 달러에 이르는 기금을 모았다.
킥스타터에서는 우선 펀딩 목표 금액을 정하고, 목표 금액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 그동안 모인 자금은 전부 회수된다. 반대로 목표 금액이 달성되면 이윤의 3%를 킥스타터에 지불하고, 또한 결제 처리 과정에서 3~5%를 추가로 내게 된다.
모금 기간은 1일에서 60일 사이에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지만, 킥스타터 측에서는 30일을 추천한다.
모금에 참여한 이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선물을 줄 수는 있지만, 프로젝트가 성공한다 해도 그에 따른 주식이나 배당을 제공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가장 많은 펀딩을 받은 프로젝트: 페블 타임(Pebble Time)의 스마트워치($20,338,986), 쿨리스트 쿨러(Coolest Coolers, $13,285,226), 킹덤 데스: 몬스터 1.5(Kingdom Death: Monster 1.5, $12,393,139)
가장 많은 펀딩을 받은 앱: 언어학습 앱 플루언트 포레버(Fluent Forever, $587,785)
추천 : 창의력이 넘치는 혁신가들에게 적합한 플랫폼
2. 인디고고
인디고고(Indiegogo)는 킥스타터보다 좀 더 본격적인 비즈니스를 구상하는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한다. 인디고고 웹사이트는 테크&이노베이션,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 커뮤니티 프로젝트, 세 카테고리로 나뉜다. 또한 자금 모금을 성공적으로 마친 제품을 사고팔 수 있는 아이디어 시장은 인디고고만의 특징이다.
인디고고에서는 목표 모금액에 도달하지 못해도, 모인 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단, 모든 수익의 5%를 인디고고에 지불해야 하며 신용카드 요금도 발생한다.
인디고고는 2007년 처음 생긴 뒤 지금까지 10억 달러가량을 모금해 왔다.
인디고고는 마이크로벤처스(MicroVentures)와 제휴를 맺고, 펀딩 초기나 말기에 기업과 엔젤 투자자를 연결해 주는 주식 투자 옵션도 제공한다. 엔젤 투자자가 되기 위한 최소 투자 금액은 100달러다. 2011년 이후 지금까지 160여 건의 투자를 통해 1억 달러가량의 자본이 조성되었다.
가장 많은 펀딩을 받은 프로젝트: 벌들을 동요시키지 않고도 꿀을 채취할 수 있는 인공 벌집 플로우 하이브(Flow Hive, $13,289,097), ‘하이 컨셉’ 스마트폰 우분투 엣지(Ubuntu Edge, $12,814,196)
추천 : 혁신적인 아이디어 상품이 있는 기업가에게 적합한 플랫폼
3. 패트리온
패트리온(Patreon)은 정기적인 이용료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른 플랫폼들과 구분된다. 패트리온은 작가, 예술가, 음악가, 팟캐스트 진행자 등 전통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펀딩 플랫폼이다.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크리에이터들이여, 돈 받고 일 하자(Creators, come get paid)’라는 문구도 쓰여 있다. 부업으로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에게도 펀딩을 받을 좋은 기회다.
그 동안 패트리온에서 펀딩한 액수는 1억 5,000만 달러에 달하며, 패트리온의 후원자들은 평균적으로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에 내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매월 패트리온에 내고 있다고 한다.
전체 모금액의 5%가량은 웹사이트 운영 비용으로 쓰이며, 5%는 거래 수수료로 빠져 나간다.
가장 많은 펀딩을 받은 프로젝트: 샤포 트랩 하우스(Chapo Trap House) 팟캐스트가 2만 2,095명의 후원자로부터 매월 9만 8,672달러의 펀딩을 받아 1위를 기록했다.
추천 : 창의력 넘치는 작가, 예술가를 위한 플랫폼
4. 고펀드미(GoFundMe)
여러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들 중 가장 캐주얼한 고펀드미는 개인이 소규모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나 자선 사업을 위해 소소하게 자금을 모으는, 편안한 분위기의 플랫폼이다. 수십만 달러가 오가는 대규모 비즈니스를 위한 플랫폼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물론, 최근 몇몇 젊은이들이 고펀드미를 통해 펀딩을 받은 후 이를 개인적인 여행 경비로 사용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면서 약간 평판이 나빠지기는 했다. 하지만 고펀드미는 원래 자선 사업이나 말도 안 되게 비싼 의료비용을 내지 못하는 의료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위한 모금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 동안 5천만 명이 넘는 후원자들이 고펀드미를 통해 50억 달러가 넘는 돈을 보내왔다.
다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들과 달리, 고펀드미는 플랫폼 이용료가 전혀 없는 무료 플랫폼이다.
추천 : 인생을 ‘여행’ 중인 밀레니얼 세대 (농담이다)
5. 로켓허브로켓허브(Rockethub)는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에 날개를 달아주고 싶은 초보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우선 로켓허브 측에 비즈니스 및 상품 관련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플랫폼 측에서 이를 수락하면 그 이후 구체적인 펀딩 방식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또, 이렇게 수락을 받은 이용자는 로켓허브의 ELEQUITY Funding™ 플랫폼을 이용해 자본을 조성할 기회를 얻는다.
현재 로켓허브에서 모금 중인 기업들 중에는 스코틀랜드 기반 수제 맥주 회사인 브루독(Brewdog)도 있다. 브루독은 지금까지 4만 6,000여 명의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6. 시더스
지분투자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시더스(Seedrs)는 ‘될성부른 떡잎이 있는’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시더스의 투자자 네트워크는 엔젤 투자자와 벤처 투자가들 외에도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시더스는 아이디어 단계에 있는 신생벤처를 위한 모금부터 주식 상장을 마친 기업들에 대한 투자까지 다양한 펀딩 경로를 제공하고 있다. 투자 금액에 상한은 없지만, 투자한 만큼 해당 기업의 보통 주(voting share)를 구매하게 된다.
시더스는 지금까지 약 3억 5,500만 파운드가량을 모금했다.
시더스 웹사이트 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면, 시더스를 통해 비즈니스를 궤도에 올린 이전 기업들이 올라와 있으며 이들의 주식을 구매할 수 있다.
모금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전체 모금액의 6%를 플랫폼 이용료로 지불하게 되며, 처리 수수료로 0.5%를, 관리 수수료로 2,500파운드를 일시불로 지불하게 된다.
추천 : 엔젤 투자자 및 벤처 투자가들과 연결을 원하는 기업들
7. 크라우드큐브
영국에 있는 크라우드큐브(Crowdcube)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사업 모델을 설명하고 알리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크라우드큐브에서는 세련되고 스마트한 프레젠테이션에 대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모금을 시작하기 전 커뮤니케이션 계획과 현실적 목표 금액 설정에 대해서도 조언을 받을 수 있다.
크라우드큐브는 지금까지 다양한 비즈니스 아이디어에 대해 4억 파운드 이상을 모금하였으며 총 52만 1,911명의 사이트 멤버들이 프로젝트별로 평균 1,430파운드를 후원 및 투자하였다. 크라우드큐브는 모금에 성공한 프로젝트들로부터 전체 모금액의 7%를 이용료 및 처리 수수료로 부과한다.
프로젝트별로 평균 67만 파운드 모금에 성공하고 있어 통계상으로는 아주 유망해 보인다.
가장 많은 펀딩을 받은 프로젝트: 지금까지 가장 많은 모금을 받은 것은 수제 맥주 브랜드인 ‘브루독’이었다. 브루독은 약 1,000만 파운드가량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추천 : 비즈니스 멘토링에 적합
8. 크라우드펀더
크라우드펀더(Crowdfunder)는 양심적인 기업가들과 투자자들을 이어주는 매개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크라우드펀더는 영국 전역의 각종 프로젝트들을 위해 5,000만 파운드 이상을 모금했다. 크라우드펀더는 특히 커뮤니티 개선이나 사회 및 환경의 발전을 위한 프로젝트 등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기업 및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더는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 및 프로모션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심층 가이드도 함께 제공한다.
성공적으로 모금이 이뤄질 경우, 전체 모금액의 8%를 플랫폼 이용료 및 처리 수수료, VAT 수수료로 지불하게 된다.
추천 : 양심적 기업가들을 위한 플랫폼
9. 렌딩 클럽
렌딩 클럽(Lending Club)은 소규모 기업들에게 대출해준다. 개인 대출은 최대 4만 달러, 기업 대출은 최소 5,000달러에서 최대 30만 달러까지 가능하며 이자는 5.5~5.7% 사이다.
비즈니스 대출을 받으려면 해당 사업을 운영한 지 12개월이 지나야 하고, 연 수익이 5만 달러 이상이어야 하며 파산 기록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조건들은 대부분 온라인 대출과 비교하면 상당히 관대한 편이다. 독특하고 참신한, 그러나 아직 검증되지 않아 은행에서 거절당하기 쉬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사업 아이디어를 지닌 기업들이 렌딩 클럽을 찾는다.
지금까지 렌딩 클럽은 280억 달러를 대출해 주었으며 이용자의 95% 이상이 자신의 친구나 가족에게 렌딩 클럽 서비스를 추천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렌딩 클럽이 싫다면 P2P 대출 서비스인 펀딩 서클(Funding Circle)도 있다. 펀딩 서클은 영국 내 3만 5,623개 기업들에게 34억 파운드 가량을 대출해 주었다. 비즈니스 대출은 최소 5,000파운드에서 최대 100만 파운드며 연리 3%에 조기상환 수수료는 없다. 그렇지만 펀딩 서클은 이용 조건이 좀 더 까다롭다. 평균적으로, 여기서 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8년가량의 업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연 매출액은 42만 파운드 이상이었다.
추천 :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기업들이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는 대출 서비스
10. 엔젤리스트
‘스타트업이 세상과 만나는 곳.’ 신생벤처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엔젤리스트(AngelList)에서는 7만 7,441개의 신생벤처에 지원할 수 있다. 지원서는 한 장만 있으면 된다. 엔젤리스트는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쌓고자 하는 이들에게 보다 적합한 사이트다. (내가 직접 기발한 아이디어를 낼 수 없다면,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다른 기업들과 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
그 외에도 신생벤처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테크놀로지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프라이빗 벤처캐피탈 펀드에 모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단, 웹사이트만 봐서는 투자자를 찾는 스타트업이 어떻게 등록해야 하는지가 자세히 나와 있지는 않다.
엔젤리스트를 통해 2,115개의 스타트업이 총 7억 6,5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추천 : 내가 낸 창업 아이디어가 잘 안 될 경우를 대비한 플랜 B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