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와 벤처캐피탈(VC)은 각각 IT산업의 양 극단에 위치해 있다. VC들이 시장의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발견해 신규 투자를 진행하고 IT
지난 주 치러진 CIO 퍼스펙티브 보스턴(CIO Perspectives Boston) 행사에서도 이러한 흥미로운 만남이 이뤄졌다. 주인공은 노스 브릿지 벤처 파트너스(North Bridge Venture Partners)의 파트너 마이클 스콕과 하우톤 미플린 하코트(Houghton Mifflin Harcourt)의 전무 겸 CTO인 브룩 콜란젤로로, ‘CXO 토크(CXO Talk)’라는 주제로 진행된 두 전문가의 패널토의는 구글 행아웃(Google Hangout)으로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청중들에게도 생방송으로 방송됐다.
토론의 주제는 VC의 투자 경향을 논의하는 것이었다. 이 토론에 관해 CIO들은 테크놀로지 경향을 분석하고 거래를 준비하는, 그리고 직원 및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기억해야 할 사항들에 관한 흥미로운 시각을 발견한 자리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여기 두 전문가가 강조한 CIO와 VC가 서로로부터 얻을 수 있는 다섯 개의 교훈에 관해 소개해본다.
1. 미래를 생각하며 클라우드를 바라보라
클라우드는 여전히 기업용 기술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다. 하지만 이 열기 속엔 일말의 거품이 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SMAC라 통칭하는, 소셜(Social), 모바일(Mobile), 애널리틱스(Analytics), 클라우드(Cloud)라는 4요소를 둘러싼 거품이다. 노스 브릿지 벤처 파트너스의 스콕은 클라우드가 지금까지의 인적 자원(HR) 및 고객 관계 관리(CRM) 시스템의 호스트로서의 역할을 넘어선, 활용의 ‘2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클라우드는) 다른 모든 기술에서 가장 밑단에 있는 촉매 기술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활용해오던 모든 요소들은 클라우드라는 변혁적 테크놀로지로 인해 완전히 재편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콕은 대부분의 현대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기저를 구성하는 기술로서 클라우드의 역할을 강조하며 대표적인 사례로 우버(Uber)를 언급했다. 그는 “클라우드는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위치 서비스, 지불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의 총체로서 탄생한 우버와 같은 앱들을 구현하는 기반으로서 존재하고 있다. 클라우드가 없었다면 우버도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클라우드가 이끄는 변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기업들은 여전히 이것의 잠재력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CIO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2. 직원과 고객의 사용 편의성을 고려해 테크놀로지를 제공하라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마다 많은 시간과 교육을 필요로 하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소비자 기기의 급부상으로 직원들 역시 새로우면서 동시에 학습과 이용이 쉬운 기술을 원하게 됐다.
허프턴 미플린 하코트의 코란젤로는 “오늘날 CIO/CTO의 역할은 적어도 3개월마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기술 및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예전처럼 18개월 가까이 걸리는 선정 및 입찰 과정을 통해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코란젤로는 자신이 언제나 전문가들로부터만 테크놀로지 관련 조언을 얻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번은 고객들이 스토리지 기능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스토리지 기술에 대해 연구한 적도 있었다. 그는 “이제는 새로운 무언가를 익히는데 소요되는 하루의 훈련도 너무 긴 시간이 됐다. 베타 테스트마저도 저-규제 환경에서 진행되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 속에서 가만히 앉아 ‘안돼’라는 얘기만 하고 있는 CIO는 결국 자리에서 쫓겨나고 말 것이다”라고 말했다.
코란젤로는 IT업체들에게 “기술이 발전하고, 새로운 방법론이 등장할수록 제품도 새로운 버전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고 경쟁 업체에 뒤쳐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신제품을 빠르게(최소 3개월마다) 출시하고, 이 과정을 반복하며 변혁을 이어나가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수요 기반 경제에 살고 있으며 벤더들도 여기에서 예외는 아니다”라는 조언도 전했다.
3. 기술을 고민하기에 앞서 고객을 생각하라
주로 만나는 많은 CIO들에게 앞으로 도입할 거대 테크놀로지에 대한 구상과 고민을 전해 듣는다는 스콕은 “무작정 새로운 각종 테크놀로지들을 고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CIO로서 당신은 한 걸음 물러서 좀더 핵심적인 다른 무언가를 생각해 내야 한다. 난 어떤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기에 앞서 그 기업의 구성원들이 CIO가 갖고 있는 비즈니스 문제에 관해 명확히 이해하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려 한다.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관점을 이해하는 자세가 먼저 요구된다. 고객에 대한 시각을 확보한 뒤에야 최선의 거래가 가능함을 기억하자”라고 강조했다.
코란젤로는 새로운 경제의 특징을 빠른 속도와 수요 기반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하며 자신 역시 이러한 원칙에 기반을 둔 기업들과 작업을 진행하고 그들에게 지속 가능한 변혁의 사이클을 개발하는 도움을 주는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제는 어느 곳과도 5년짜리 계약을 체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VC의 입장에서 스콕은 CIO들에게 새로운 파트너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후보 기업이 현재 보유한 테크놀로지만이 아닌, 그들이 구상하는 관계 구축 계획의 독창성과 그 계획이 자사의 고객들에게 제공할 가치 역시 고려해 볼 것을 조언했다. 이러한 사항들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된다면 해당 기업이 그저 변혁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닌, 그 뿌리 자체에 변혁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4. 벤처캐피탈, 크라우드 펀딩을 적대적으로 생각하지 말라
VC의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운 요소임에 분명하지만, 크라우드 펀딩 때문에 자신이 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스콕은 생각한다. 오히려 그는 크라우드 펀딩이 테크놀로지 분야에 전반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긍정적인 것이라 믿었다. 그는 “(크라우드 펀딩은) 사람들이 자본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VC가 단순히 자본만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테크놀로지 업체들에 조언자로 활동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해다. 그는 “나는 내 시간, 에너지, 열정을 통해 기업들을 돕는다. 이것들이 내 자원이라 할 수 있다. 자본은 나의 수많은 자원 중 하나일 뿐이다. 투자 금액이 얼마나 작던 간에 개의치 않는다. 고객과 파트너, 그리고 공급자들이 투자 금액을 내놓는다는 것은, 시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신뢰의 표현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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