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비콘은 마케터가 소비자와의 간편히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일 수 있다. 그러나 이면의 플랫폼과 인프라스트럭처는 사실 꽤 복잡하다.
ABI 리서치의 추정에 따르면, 2015년 BLE 비콘의 글로벌 출하량이 약 390만 개에 달했다. 이 회사의 패트릭 코놀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2016년에는 이 기술이 더욱 많은 기업들에 의해 활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와 마케팅 팀원들이 BLE 비콘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했다.
1. BLE 비콘
비콘은 BLE 기술을 이용해 약 90미터 이내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장치에 신호를 전송하는 소형 저전력 상시 동작형(always-on) 장치다. 단방향 신호전송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이는 외부 모바일 장치가 비콘으로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는 의미다.
모바일 마케팅 회사인 펄세이트(Pulsate)를 창업한 패트릭 레디 CEO는 비콘을 등대에 비유했다. 그는 “비콘은 신호를 보낼 뿐이다. 스스로는 물론 인근의 다른 장치를 인식하지 못한다. BLE 패킷을 전송할 뿐이다. ‘내가 여기 있으니, 원할 경우 행동을 해!’라고 말하는 장치로 표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조를 기반으로 비콘은 상점이나 공항 등에서 가까운 거리의 휴대용 장치에 관련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모바일 장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길 안내, 상점의 할인 정보에 관한 정보를 얻는 방식으로 비콘을 이용하게 된다.
비콘은 또 장치 및 사용자 추적에도 비콘을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케터는 매장 내 특정 진열대에서 고객들이 체류하는 시간을 판단하는 용도로 비콘을 이용할 수 있다.
2. 비콘 플랫폼의 종류
현재 비콘 시장의 양대 강자는 애플과 구글이다. 두 회사 모두 표준화된 BLE 비콘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비콘(iBeacon)은 가장 먼저 표준화된 BLE 비콘 플랫폼이다. 애플은 2013년 여름 WDC(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에서 iOS7이 비콘을 지원하기 시작했음을 알렸다. 회사의 아이비콘 플랫폼은 개발자가 아이비콘을 지원하는 장치에서 정보를 수신하는 모바일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위치를 인식한 알림 기능을 예로 들 수 있다.
애플은 2013년 12월 6일 미국 내 254개 매장 전부에 아이비콘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로써 블루투스를 지원하고, 위치 확인 기능을 활성화시킨 iOS 장치를 갖고 있는 쇼핑객은 애플 스토어 앱에서 신제품과 할인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2015년 7월에는 구글이 BLE 비콘 기술인 에디스톤(Eddystone)을 발표했다. 참고로, 에디스톤은 영국에 위치한 등대의 이름이다. 에디스톤은 아이비콘과 유사하지만 아이비콘과 달리 기트허브(GitHub) 등에서 입수할 수 있는 오픈소스 기술이다.
블루투스 SIG(Bluetooth SIG)의 에레트 크로에터 마케팅 부사장에 따르면, iOS 및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아이비콘과 에디스톤 플랫폼을 매개체로 전송된 메시지를 모두 수신할 수 있다. 아이비콘과 에디스톤이 호환된다는 의미다. 즉 마케터는 비콘의 기반 기술이 무엇인지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두 플랫폼에는 일부 차이점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구글의 비콘 플랫폼은 모바일 장치에 URL을 전송한다. 이를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열어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 브라우저를 앱으로 활용한다는 구글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반면 애플의 아이비콘은 사용자 스마트폰에 설치된 모바일 앱만 지원한다.
3. 비콘 제조사와 가격
구글과 애플은 비콘을 제조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러 벤더가 두 플랫폼 중 하나 또는 모두에 기반을 둔 비콘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아루바(Aruba), 에스티모트(Estimote), 짐벌(Gimbal), 콘탁트(Kontakt.io), 라디우스 네트웍스(Radius Networks) 등이 대표적이다.
가격은 신기술임에도 불구하고 꽤 저렴하다. 예를 들어, 짐벌 프록시미티 비콘(Gimbal Proximity Beacons)의 가격은 5~30달러이다. 비콘의 가격은 대개 신호가 도달하는 거리, 배터리 종류, 배터리 수명(통상 몇 년) 등에 따라 달라진다.
무료 비콘도 있다. 페이스북 포 비즈니스(Facebook for Business)는 기업 고객이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이용할 수 있는 BLE 비콘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이 비콘은 페이스북 플레이스 팁(Facebook Place Tips)을 촉발시키도록 고안된 것이다.
4. 마케팅, 판매에 비콘 활용하기
우선 기업(매장)은 온라인에게 제공 중인 혜택을 오프라인 방문객에게도 제공하는 용도로 비콘을 이용할 수 있다. 비콘은 또 마케터가 고객에 대해 더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소매업체는 고객들이 매장에 체류하는 평균 시간을 진열대나 구획 별로 자세히 판단할 수 있게 된다. 펄세이트의 레디는 “고객들이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매장과 제품을 알 수 있다면, 앱 등에서 광고를 재조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비콘은 또 고객이 상점을 방문하거나 거래했을 때 보상하는 과정에 일조할 수 있다. 아울러 고객이 상점을 방문한 즉시 주문을 준비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고객 로열티(충성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비콘의 위치 인식 메시지는 모바일 마케팅 메시지의 ‘클릭률’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모바일 광고 회사인 베인투(Beintoo)에 따르면, 푸시 알림을 열어 확인하는 비율은 약 14%이다. 그러나 비콘을 이용해 그 즉시 관련성이 높은 정보를 전달할 경우, 이 비율이 53%로 상승했다.
특별 할인이나 판촉과 병행해 활용함으로써 매출을 증진시킨 사례도 있다.. 베뉴넥스트(VenueNext)를 창업한 존 폴 CEO에 따르면, 최근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수퍼볼 경기 동안, 리바이스 스타디움은 약 2,000개의 비콘을 모바일 앱과 병행 활용해 식음료 주문을 약 67% 높일 수 있었다. 베뉴넥스트는 관중이 스마트폰에서 음식과 음료를 주문하면 이를 좌석까지 배달하는 인프라를 개발한 회사다.
5. 비콘 관련 주의할 점
브루클린 박물관(Brooklyn Museum)의 디지털 인게이지먼트 및 기술 담당 쉘리 번스타인 부 디렉터는 블로그 게시글에서 비콘 도입 시 극복해야 할 도전과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콘의 색상을 박물관 벽과 일치시키는 문제, 비콘을 벽에 고정시키는 문제, (통상 일련번호 체계가 미흡해) 고장 난 비콘을 파악하는 문제 등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콘 네트워크 관리는 특히 까다로울 수 있다. BLE 장치는 송수신 거리가 짧다. 따라서 넓은 지역에는 여러 대의 비콘이 필요하다. 즉 기업은 각 비콘 신호의 강도를 조정하고, 충전과 작동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참고로 고가의 비콘은 와이파이를 통한 펌웨어 업데이트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아울러 의외로 많은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는 2016년 발표한 자료에서, “비콘 도입 비용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관리 비용은 다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비콘 1개당 연간 약 300달러의 운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참고로 이는 동일한 종류의 비콘을 사용했을 때의 비용이다. 여러 벤더에서 비콘을 도입할 경우, 설치와 업데이트, 유지관리 비용이 아주 크게 상승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마이클 펠리노 수석 애널리스트 또한 “많은 기업 내 마케터들이 장시간 비콘을 관리하는 문제, 전체 비즈니스 비용, 비콘에 이상이 있을 때 발생할 문제, 신호 중복 문제를 생각하지 않곤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원 생태계는 꽤 성숙한 상태다. 기업 내 비콘 배치와 모바일 마케팅, 고객 인게이지먼트(참여 및 몰입)을 지원하는 벤더들이 이미 많다. 아루바, 스월(소매업체 대상), 프록시미티, 짐벌, 모카(MOCA), 인마켓(inMarket), 로버(Rover)를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비콘을 이용한 마케팅은 아직 성숙기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 기사를 위해 인터뷰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마케터들은 이 기술을 이용할 방법을 여전히 모색하는 단계였다. e마케터(eMarketer)의 소매 부문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타 가르시아는 최근 비콘 기술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맨해튼 소재 상점 3곳을 방문했다. 각각 세포라(Sephora), 메이시스(Macy’s), 로드 앤 테일러(Lord & Taylor) 상점들이었다. 비콘이 위치를 인식해 정보와 알림을 제공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3개 소매 매장 가운데 메이시스 매장 한 곳만이 상점 내에서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 향수에 대한 할인 정보를 제공했다. 그런데 향수 매장이 아닌 같은 층의 다른 매장에 있을 때 할인 정보를 표시되고 있었다.
한편 가트너의 마크 헝 조사 담당 부사장에 따르면, 마케터는 비콘 기술을 활용함에 있어 지나치게 많은 메시지로 고객을 짜증나게 만들지 않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는 “오늘날 소매업체들은 고객을 몰입시키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때 절대 해서는 안 될 일 중 하나가 지나치게 많은 쿠폰으로 고객을 짜증나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비콘은 또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시트릭스의 커트 로에머 최고 보안 전략가(Chief Security Strategist)는 “통상 사용자 스마트폰에 설치된 모바일 앱에 정보를 전송하고 각종 승인을 요청한다. 소비자가 이를 승인할 경우, 비콘은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연락처와 위치 등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곤 한다. CMO와 디지털 마케터는 소비자가 비콘과 관련된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6. 비콘의 미래
비콘은 아직 초창기 상태의 기술이다. 지난 1-2년 동안 큰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제는 비콘이 QR 코드와 비슷한 길을 걷거나, 틈새 기술로 머무는데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이 일부 대두되고 있다.
반면 낙관론도 존재한다. 마케터들이 고객과 교류하고 대형 시설의 자산을 관리하는 등의 분야에서 비콘이 계속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 밖에 와이어드(Wired) 보도에 따르면, 런던 튜브(Tube) 시스템에서 맹인들의 길 안내 용도로 비콘이 활용되고 있는 등 새로운 활용 분야도 창출되고 있는 중이다.
블루투스 SIG의 크로에터에 따르면, 스마트 홈 시스템에서의 활용에 특히 주의를 기울일 만하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비콘이 자동으로 이를 인식해 조명을 켜고, 좋아하는 음악을 재생하는 사례를 예로 들 수 있다. 크로에터는 이런 형태의 상황 인식 기능이 비콘의 미래에 아주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