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기업 GE와 보잉, 포드는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하는 측면에서도 선도적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비즈니스 규모나,
AR과 VR 모두 디지털 정보를 지렛대로 삼지만, 사용하는 인터페이스가 다르다. AR 솔루션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글래스 같은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실제 세상의 물체 위에 이미지와 텍스트 같은 디지털 정보를 덧씌운다. 반면 VR은 몰입적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용자가 헤드셋을 착용하면, 여기 탑재된 애플리케이션들이 가상 환경을 구현한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토마스 허손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AR 경험이 상대적으로 더 성숙해 있다고 본다. VR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구현해 통합하는 것과 관련된 비용, 기타 도전과제가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두 기술 모두 등장한지 꽤 된 기술들이지만 이제 막 규모가 광범위한 소비자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한 상태이다. 두 기술 모두 이미 ‘파괴적’인 혁신 기술이다. 단 이들 기술이 대중화되기까지는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객 서비스와 직원 생산성을 강화할 수 있는 AR/VR의 잠재력에 매료된 몇몇 CIO들은 이 새로운 기술들을 시험하고 있다. AR/VR 비즈니스 케이스와 경험을 공유한 CIO들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AR 게임과 상품 배치(Shelf Placement)
포장 소비재 상품을 공급하고, 산하에 코튼넬(Cottonelle), 클리넥스(Kleenex), 하기스(Huggies) 등 여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킴벌리-클라크(KImberly-Clark)는 소비자 로열티(충성도)를 높이고, 소매 매장에 상품 배치 계획을 더 빨리 수립하기 위해 AR/VR 솔루션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 회사의 글로벌 혁신 담당 르네 피어슨 디렉터는 “소비자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유즈 케이스 파악이 중요하다. AR/VR은 더 빨리 소비자와 소매업체 고객들의 기대를 충족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시킨다”라고 말했다.
킴벌리-클라크의 글로벌 IT 서비스 및 비즈니스 파트너 디렉터 매니쉬 레게에 따르면, 회사는 소매업체 파트너들과 함께 AR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들이 매장 통로에 위치한 안내 및 정보 신호판에 표시되는 할로윈 캐릭터를 찾는 게임이다. 고객들은 쇼핑을 하기 전에 매장 직원의 안내와 도움을 받아 AR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전용 앱을 다운로드 받게 된다. 부모들이 마음 놓고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관심을 돌리는 데 목적이 있다.
레게는 “쇼핑 경험을 강화하는 방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 AR 앱을 테스트 한 고객 가운데 앱을 다시 이용하겠다고 대답한 비율이 97%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기술과 기능이 더 빨리 도입되어 확산되기 원한다며, 하지만 소비자가 시장 도입 속도와 범위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애플 iOS 11에 AR 툴킷이 추가되고, 다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품에 관련 기능이 도입되면서 AR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킴벌리-클라크는 또 소매 부문 파트너들과 함께 상점의 상품 배치, 진열 선반이나 진열대 배치에 가상 현실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포장 소비재 상품(CPG) 회사들은 전통적으로 소매 파트너들을 초대해 물리적으로 상점 배치를 설명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방법에서 탈피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는 물리적인 모의 환경을 바꾸는 데 며칠이 소요됐다. 그렇지만 VR을 사용, 이를 훨씬 더 빠르게 처리하고 있다. 피어슨은 “모든 것을 원격으로 할 수 있는 가상 환경이 구현되었다. 덕분에 더 빨리 여러 시나리오를 조사하고, 테스트 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킴벌리-클라크는 이 밖에 제조 시설과 식품 공장의 기계 수리 및 보수와 관련된 생산성을 강화하기 위해 AR을 활용하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고 피어슨은 전했다.
핵심 조언 : 피어슨에 따르면, AR/VR 파일롯 프로그램에는 킴벌리-클라크 IT 부서와 비즈니스 부서의 밀접한 협력이 요구됐다. IT와 비즈니스가 한층 더 ‘일직선’으로 정렬해 소비자 인게이지먼트와 사용자 경험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피어슨은 “이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말해달라가 아니라 ‘기술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강화하기 위해 협력을 하고, 진짜 파트너가 되자’고 말하는 관계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VR 트레이닝
파머스 보험(Farmers Insurance Group) 또한 VR 파일롯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비즈니스와 IT가 협력하고 있는 기업이다. 키스 데일리 CCO(Chief Claims Officer)와 론 게리어 CIO는 VR 신생 창업회사인 테일스핀(Tailspin)과 협력해 교육에 활용할 피해 차량과 집의 가상 모형을 만들고 있다.
이 시나리오에서 파머스 보험의 클레임(보험 청구) 담당 직원들은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 헤드셋을 착용하고 차량과 집 주변을 돌며 피해를 확인한다. 예를 들어, 렉서스 차량의 앞 패널 손상 정도, 집의 누수 피해 정도를 가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게리어는 “담당자들이 실제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이다”라고 강조했다.
주택 시뮬레이션만 놓고 보더라도, 500가지 피해 상황을 조합해 트레이닝에 활용하고 있다. 그는 “매번 피해 상황이 다르다. 손해 사정인들을 대상으로 3주간 훈련을 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동일한 시나리오를 경험하지 않게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상 트레이닝은 파머스에 연간 30만 달러의 출장 경비를 절약시켜 줄 잠재력을 갖진 것으로 평가된다. 파머스는 매년 약 300명의 재산 피해 청구 담당자들을 교육하고 있다. 트레이닝은 교실 환경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아구라 힐스(Agoura Hills) 소재 파머스 대학(University of Farmers)에서 3주간 교육이 실시된다.
하지만 이제는 VR 헤드셋과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원격 학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출장 경비가 절약된다. VR을 이용한 트레이닝 프로젝트가 성공한 데 힘입어, 파머스는 캔자스 시트에 VR 스튜디오를 만들고 있다. 다른 실험실을 빌려 고장난 차량이나 피해가 발생한 주택을 만들 때보다 비용을 1/10로 낮출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게리어는 트레이닝에 ‘롤 플레잉(역할)’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손해 사정인과 화가 난 고객들이 재산 피해액을 놓고 씨름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 하는 것이다. 손해 사정인들이 실제 고객과 접촉하고 대화할 때 고객에 더 공감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목적을 둔 트레이닝이다.
향후 계획: VR 기술이 확산되면, 담당 직원들이 자신의 집에서도 피해를 시뮬레이션 해 훈련을 할 수 있게 된다. 파머스는 이를 계획하고 있다. 게리어는 “진짜 ‘모빌리티’ 트레이닝이다. AR을 이용하면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가거나 이동을 할 필요가 없다. 손해 사정인들은 필요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고객을 지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보다 더 나은 ‘운동화’ 가상 체험
신발 소매업체와 AR은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풋로커(Foot Locker)의 파완 버마 CIO는 이를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다. AR 솔루션을 사용, 이 회사의 ‘스위트 스폿’과 더 효과적으로 접촉하려는 시도이다. ‘스위트 스폿’, 즉 이 회사의 핵심 고객층은 모바일 장치와 애플리케이션 침투율이 아주 높은 13-27세의 젊은 고객들이다.
버마는 “이들 젊은 고객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기 훨씬 전에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기타 다른 소셜 미디어 채널을 이용해 ‘쇼핑 여정’을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풋로커는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기 위해, 지난 겨울 스냅챗 사용자를 대상으로 ‘Gatorade AJ1’ 운동화 가상 ‘언박싱(상자에서 꺼내는 것)’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직 소매 매장에 출시되지 않은 새로운 운동화의 이미지를 스냅챗 사진과 비디오에 집어 넣을 수 있는 서비스였다.
풋로커는 이스트베이(Eastbay) 브랜드 앱에 AR 기능을 추가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실제’ 이스트베이 카탈로그 페이지를 스캔 해 비디오와 스토리, 제품, 다른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는 기능이다.
버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시카고 본사에 개인화, 데이터 분석, AR, 기타 디지털 스킬 업무를 담당할 직원 120-150을 채용할 계획이다.
교훈 : 정확히 개인화된 경험이 아주 중요하다. 버마는 “AR은 환경(경험)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 번 경험을 하면, 이를 추천할 확률이 아주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언박싱이나 다른 AR 기능을 사용하고도 제품을 실제 구매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들이 도구를 사용할 때 생성된 데이터는 풋로커가 머신학습 알고리즘을 적용할 때 아주 유용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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