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Relbellions)이 챗GPT 같은 AI 기술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용 AI SoC(System-on-chip) ‘아톰’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현재 AI용 반도체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리벨리온은 지난 해 국내 통신업체 KT로부터 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 일환으로 리벨리온은 KT가 올해 출시할 예정인 초거대 AI 서비스 ‘믿음’ 경량화 모델에 아톰을 적용할 예정이다.
아톰은 챗GPT 같은 AI 서비스의 원천 기술인 트랜스포머(Transformer) 계열 자연어 처리 기술에 특화되어 있다.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는 2017년 구글이 AI 연구 분야에서 선보인 개념으로 생성 AI의 시초가 됐다. 수학적 기법을 응용해 서로 떨어져 있는 데이터 요소들의 의미를 관계에 따라 추적해 문장 전체의 맥락과 의미를 학습한다.
트랜스포머 인공신경망를 기반으로 오픈AI의 GPT, 구글의 BERT 같은 거대 언어 모델(LLM)이 탄생했다. 그러나 LLM은 수많은 단어와 문장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몇천억개에 달하는 매개변수를 처리해야 한다. GPT-3는 GPT-1보다 1,500배 더 많은 매개변수 1,750억 개를 활용한다. 아톰 같은 AI 전용 반도체가 필요한 이유다.
김효은 리벨리온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새 아톰 칩은 컴퓨터 비전 및 AI 챗봇 작업에 특화되어 있다”라며 “특정한 작업을 처리하는 데만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엔비디아 A100 칩 같은 제품보다 전력 소모가 20%에 불과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회사는 고객이 기존의 GPU를 사용할 때와 유사한 환경에서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컴파일러, 펌웨어, 드라이버 등을 모두 자체 개발하고 있다”라며 “추후 클라우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쿠버네티스 기반의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도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AI, 하드웨어 시장까지 집어삼킨다
옴디아에 따르면 2021년 AI 프로세서 시장에서 엔디비아의 점유율은 80.6%에 달했다. 실제로 챗GPT 같은 AI 서비스의 부상으로 올해 1월 엔비디아의 주가는 20% 가량 상승했다.
파레크 컨설팅의 CEO 파레크 제인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AI 프로세서 시장이 가장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리벨리온의 아톰 AI 같은 칩은 엔비디아가 점령하고 있는 시장에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전용 칩이 널리 퍼지려면 가격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정부 또한 국산 AI 프로세서 시장을 돕고자 나섰다.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의 국산 AI 반도체 점유율을 8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총 8,262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AI 전용 반도체의 비중은 2030년까지 전체 반도체 시장의 30%에 육박할 예정이다.
챗GPT 같은 AI 소프트웨어의 성능과 정확성을 높이려면 학습과정부터 서비스 운영까지 초거대 인프라가 필수다. 이에 KT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도 대대적인 데이터센터 및 인프라 투자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자사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의 두뇌 역할을 하는 슈퍼컴퓨터 ‘타이탄’의 성능을 두 배로 키웠다고 12일 밝혔다.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자사 데이터와 삼성의 반도체 기술을 결합한 초거대 AI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발표했으며, 카카오도 처음으로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