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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ong Heon Jae

AB180 기고 | 프라이버시 퍼스트 시대···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의 재부상

시대를 막론해 기업 마케터들의 핵심 미션은 예산 최적화와 성과 극대화다. 마케팅 예산이 늘었다면 어디에 효과적으로 사용할지를 정해야 하고, 반대

이러한 마케팅 투자와 실제로 발생한 비즈니스 성과 간의 관계를 측정하고 분석하여, 최적화된 마케팅 예산을 집행하고자 하는 것이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 Marketing Mix Modeling)이다. 다양한 채널에서의 마케팅 전략과 활동들이 판매량, 수익 또는 신규 고객 수와 같은 핵심 성과 지표에 기여하는 정도를 분석해서 정량화하는 통계적 방법론으로, 모델이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마케팅 활동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해 그에 따른 성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은 1960년대부터 존재해온 방법론이다. 그러나 마케팅, 판매 및 가격 책정에 관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 및 분석해야 하고, 복잡하고 까다로운 변수 생성과 모델링 과정을 거쳐야 하는 특성으로 인하여, 이는 충분한 자본력을 갖춘 일부 대기업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전문 컨설팅 업체나 리서치 업체가 이들로부터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을 대형 프로젝트로 수주하고,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리소스, 높은 비용을 투입하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오랜 기간 마케터들이 성과 분석에 목말라 있을 때,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세상은 모바일 환경으로 전환되었다. 사용자 추적(user tracking)이 가능해진 것은 혁명과도 같았다. 마케팅 성과 측정의 새로운 접근법으로 실시간 사용자 추적을 기반으로 한 어트리뷰션 방법론이 급격히 부상했고, 라스트 터치 어트리뷰션(LTA, Last Touch Attribution)은 대세로 자리잡았다. 마케터들은 모바일 환경에서 일어나는 사용자들의 광고 노출, 광고 클릭, 앱 설치, 구매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케팅 성과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산 최적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과연 어떤 변화와 기술의 발달이 진화된 마케팅 믹스 모델링으로의 전환을 만들어 내고 있을까? 또 지속적으로 마케팅 믹스를 최적화해야 하는 기업의 마케터들은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프라이버시 퍼스트 시대, 마케팅 생존키트로 부상한 마케팅 믹스 모델링
어트리뷰션(attribution)이란, 마케팅 활동(광고 등)을 통해 얼마나 원하는 이벤트(앱 설치, 구매 등)가 일어났는지를 분석하고 확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집행한 마케팅 비용이 실제로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었는지, 어떤 채널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는지 그 성과를 알기 위한 활동이다. 기존에 널리 사용되던 라스트 터치 어트리뷰션(LTA, Last Touch Attribution)은 광고를 본 유저가 얼마나 전환(앱 설치, 구매 등)되었는지를 측정하고 분석하기 위해 사용자 레벨 데이터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최근, iOS 14.5 업데이트 이후 앱 추적 투명성(App Tracking Transparency, ATT) 정책 도입, 브라우저 상에서 쿠키 관련 정책 변화, 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정부 정책으로 인해 유저 단위의 데이터 수집이 또 다시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애플의 ATT 정책 도입 이후 ATT 동의율은 평균 약 25~30% 수준에 불과하다(즉, 나머지 iOS 사용자에 대해서는 추적이 불가하다). 

-> ‘소비자 감시? 개인화 마케팅?’ 애플·페이스북·구글의 선택은…

이처럼 급변한 환경에서, 마케팅 업계는 다시 추적이 아닌 새로운 전략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즉, 추적이 불가능하던 시절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유저 데이터 없이, 집계 데이터(aggregate data)만으로 성과 분석이 가능한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이유다. 과거 마케팅 믹스 모델링의 높은 리소스를 감당할 수 없었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기업들이 마케팅 믹스 모델링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Maketing Mix Model Data 수집 방법

머신러닝 기술, 마케팅 믹스 모델링의 장벽을 낮추다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이 기존의 허들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데 있어 핵심 기술은 머신러닝이다. 머신러닝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학습하고, 알고리즘을 사용해 분석 및 예측의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또 수작업을 통해서는 쉽게 발견할 수 없었던 데이터 내의 패턴과 복잡한 관계를 식별하고, 이를 모델로 구현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발전이다. 비즈니스 특성을 고려하여 여러 모델을 구축하고 다양한 가정들을 테스트해야 할 때, 머신러닝을 사용해 다양한 변수들의 조합을 빠르게 평가해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머신러닝 방법 중 하나인 회귀분석을 통한 광고지출과 결과값 사이의 패턴 함수 예시

SaaS(Software as a Service)형 마케팅 믹스 모델링의 등장 
그렇다면 기업의 내부에서 머신러닝을 활용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사느냐 짓느냐(Buy or Build)는, 기업이 SaaS 도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항상 직면하게 되는 질문이다.

그러나 자체 MMM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대부분 비효율적이다. 방대한 데이터 처리 및 머신러닝을 위해 상당한 컴퓨팅 리소스가 요구됨은 물론이고,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개발인력 뿐 아니라 모델링과 머신러닝을 수행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다양한 전문인력까지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구축한 이후에도, 끊임없는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인 유지 보수와 업데이트가 필수적이다.

프라이버시 보호가 강화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SaaS형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 솔루션의 등장은 마케팅 믹스 모델링 르네상스 시대를 열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제 기업들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마케팅 믹스 모델링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과거 6개월치 정도의 데이터만 있으면 머신러닝을 통해 마케팅 성과를 분석하고, 미래의 마케팅 계획까지 최적화할 수 있다. 

MMP가 제공하는 마케팅 믹스 모델링의 강점 
그렇다면 어떤 SaaS형 마케팅 믹스 모델링 솔루션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아직 마케팅 믹스 모델링을 정식 제품으로 출시한 곳이 거의 없어, 당장은 선택의 여지가 없기는 하다.) 빠르고 효율적인 데이터 학습과 정확도 높은 분석 및 예측을 위해서는 MMP(Mobile Measurement Partner)가 제공하는 솔루션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우선,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을 위해서는 과거 데이터의 학습이 필수적이다. MMP와 연계해서 사용하지 않는다면, 회사가 직접 과거 마케팅 관련 데이터를 일일이 학습시켜야 한다. 반면 MMP가 제공하는 마케팅 믹스 모델링의 경우, MMP가 이미 필요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므로 별도의 리소스 투입 없이 해당 데이터를 그대로 마케팅 믹스 모델링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MMP는 이미 다양한 채널에서의 집계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 데이터 소스를 활용해 각 채널의 영향력을 보다 완전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강력한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이미 성과 측정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최신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해 왔으며,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 처리 및 분석하는데 도움이 되는 회귀 분석 및 머신러닝과 같은 통계 기법에도 익숙하다. 

MMP가 마케팅 전문가들과 숙련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그룹과 공동으로 팀을 이루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예를 들어, 게임 앱과 협력한 경험이 있는 MMP는 게임 업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채널과 전략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MMP는 마케팅 예산의 ROI를 극대화하는 맞춤형 모델링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된다. 

AB180의 에어브릿지 Marketing Mix Analysis 리포트 예시

AB180의 에어브릿지 Budget Optimization 리포트 예시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이 유일한 해답이거나 만능인 것은 아니다. 통계적 방법론이라는 특성상 어느 정도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사용자 추적에 기반한 방식에 비하면 여러 가지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사용자 추적이 허용되지 않는 포스트 프라이버시 시대에, 마케팅 믹스 모델링은 마케터가 선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안 중 하나이고, 그 중 가장 우수한 방법론이기도 하다.

마케팅 성과 분석 및 예산 최적화라는 오랜 숙원을 포기하기보다는, 마케팅 믹스 모델링을 시도해보는 것이 어떨까. 심지어 옛날처럼 비싸거나 많은 리소스가 드는 것도 아니다. SaaS 하나 도입해서 해결하고, 회사는 진짜 중요한 사업 활동과 의사 결정에 집중할 수 있다.

* 정헌재 CTO는 마케팅 테크놀로지 기업 에이비일팔공(AB180)의 공동창업 멤버로, 자체 개발 솔루션인 에어브릿지(Airbridge)의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