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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성
Senior Editor

인터뷰 | “화상회의 넘어 UCaaS로…” 제이콥 페레이라 줌 아태지역 파트너십 총괄

전통적인 조직 문화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크게 변화했다. 방역과 격리가 일상이 되면서 조직의 업무는 비대면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떠오른 과제는 비대면 업무를 어떻게 잘 지원할 수 있는가였다. 직원 관리 도구, 화상회의, 고성능 네트워크, 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술이 새롭게 부상했던 가운데 두각을 드러낸 기업은 단연 ‘줌’이었다. 코로나19 당시 줌의 일간 화상회의 참가자는 3억 명에 달했다. 지금도 사람들이 화상회의의 명대사로 줌을 기억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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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zoom

그런 줌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존 화상회의 플랫폼에서 나아가 업무 환경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의 변화다. 줌은 통합 플랫폼을 통해 어디서든 업무 환경을 유지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이어나갈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일명 통합커뮤니케이션 서비스(UCaaS)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기반 컨택 센터 서비스(CCaaS)로 제품군을 확장했으며, 직원 인게이지먼트 플랫폼 ‘워크비보(Workvivo)’를 인수하는 등 그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줌의 제이콥 페레이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파트너십 총괄을 만나 현재 줌이 추구하고 있는 업무 환경 전략,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생성형 AI 도입 현황, 파트너십 생태계 관리 계획 등에 대해 물었다. 제이콥 페레이라 총괄은 줌에서 채널 조직을 담당하고 있으며,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채널 파트너를 구축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줌 이전에는 뉴타닉스와 델에서 근무했다.

줌이 한국에 진출한 지 약 2년 반이 지났다. 한국 고객에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면?

한국은 이제 전 세계를 기준으로 봐도 커뮤니케이션 선진국으로 분류할 수 있다. B2C 커뮤니케이션의 경우 대부분 한글을 사용하겠지만, B2B 비즈니스라면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 영어권이 아닌 한국에서는 다국어 미팅을 지원하는 줌 서비스가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 통역사가 웹 세미나에 직접 참석해 실시간 통역을 제공하는 기능인 라이브 언어 통역, AI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도중 연사의 말을 35개국 언어로 자막을 제공하는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줌은 지난 2022년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 기존의 화상회의 플랫폼에서 통합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커뮤니케이션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떤 차별점이 있는가?

줌은 줌 플랫폼 안에 사내 업무 지원 도구인 ‘줌 워크플레이스’와 대고객 경험을 개선시키는 ‘비즈니스 서비스’, 개발자 생태계를 통합했다. 이제 코로나19 시기보다는 원격 근무가 줄어 사무실 복귀가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을 유지 중인 기업이 많다. 줌의 사내 업무 지원 도구에는 기존의 미팅에 메일, 캘린더, 통화, 회의실 예약 등 커뮤니케이션 지원 기능이 더해졌다. 이는 AI를 통해 강화되고 있다. 줌 AI 기능은 직원이 줌 플랫폼을 떠나지 않고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고객이 애용하는 AI 기능에는 회의 내용 요약이 있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AI가 회의를 요약해 모든 참석자에게 보내고, 미팅 챗을 통해 회의 내용을 계속 논의할 수 있으며, 회의 앞부분을 놓쳤을 경우 참석 시점까지의 회의 내용을 알려준다. 또한 화상회의에서도 AI 기능이 지원돼 얼굴 대신 아바타를 이용하거나, 배경 이미지를 AI로 바로 생성해 회의에 적용할 수 있다. 

비즈니스 서비스의 경우 주로 마케팅, 세일즈, 고객 관리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마케팅의 경우 제품 수요 및 리드 관리뿐만 아니라 팀원을 교육하거나 고객 대상 프로그램에 활용할 수 있는 웨비나 기능, 대형 이벤트를 관리할 때 쓰이는 ‘세션’ 기능과 ‘이벤트’ 기능 등이 있다. 보통 마케팅에서 리드가 생성되면 세일즈팀에서 영업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데, 줌은 ‘레베뉴 액셀러레이터’라는 대화형 소프트웨어로 영업 직원의 코칭을 돕고 있다. 고객과 상호 작용하는 과정에서 누가 경쟁사인지, 얼마만큼 영업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지, 단순히 고객을 탐색하는 과정인지 어느 정도 진전이 이뤄졌는지 등 분석 내용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기존에는 ‘줌 IQ 포 세일즈’라는 이름이었지만, 지난해 9월 현재 명칭으로 개편했다. 줌은 고객사들이 가치 있는 대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한편 줌 플랫폼은 개발자 생태계도 지원하고 있다. 줌이 제공하는 API를 활용해서 이미 고객사가 사용하고 있는 세일즈포스, 팝스팟 등의 CRM 도구와 도큐사인 같은 도구를 줌에 통합할 수 있다. ‘줌 앱스’, ‘비디오 SDK’, ‘미팅 SDK’ 등의 소프트웨어 키트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 개발자가 필요 요건에 맞춰 통합이 가능하다. 

줌 플랫폼에 통합된 AI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AI 외에 주목할 만한 기술이 있다면?

줌 플랫폼 전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기능인 ‘AI 컴패니언’은 ‘연합 접근 방식(federated approach)’을 사용한다. 이는 파트너, 오픈 소스, 비공개 소스 LLM 모두에서 최신 LLM인 오픈AI의 GPT4 터보를 통합해 고객의 엔드투엔드 경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한다. AI 컴패니언은 자체 개발했지만, 고객사의 보안 문제를 고려해 자체 LLM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형 표준으로 구성했다. 현재 비즈니스 서비스 측면에서 많은 고객사가 AI 기능을 원하고 있다. 줌이 제공하는 AI 컴패니언은 다양한 기능 외에도 유료 라이선스 사용자가 추가 요금 없이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차별점을 가진다.

이 밖에 줌은 미팅에서 애플의 비전 프로나 오큘러스 등 다양한 가상 디바이스를 지원하고 있다. 줌 미팅에서 제공하는 모든 기능을 비전 프로를 착용한 상태에서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버튼을 누르지 않고 실제로 손을 들면 미팅 내에서 손들기 이모티콘을 표시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기능이 접목돼 있다. 

클라우드에 기반한 통합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두고 UCaaS(Unified Communication as a Service)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전통적인 화상회의 플랫폼과 달리 UCaaS 기업으로서 줌이 강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UCaaS는 가트너와 같은 주요 시장 조사 기관에서 다룰 만큼 이제 업계에서 어느 정도 정립된 용어다. 이는 쉽게 말하자면 미팅부터 챗, 통화, 웨비나, 회의까지 모두 한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일컫는다. 하나의 간소화된 플랫폼으로 관리상의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으로 암호화돼 보안에도 유리하다. 줌이 선보이고 있는 또 다른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는 컨택 센터 서비스(CCaaS)가 있다. 이는 컨택 센터의 하이브리드 업무를 최적화하고 내외부 커뮤니케이션을 비용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유용하다. 

줌은 둘 모두에 집중하고 있지만, UCaaS의 경우 최근 많은 기업의 B2B 전략에 적용되고 있다. 더 많은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UCaaS가 필요하다고 인식되고 있다. 줌은 UCaaS에 AI 컴패니언의 생성형 AI 기능을 적용해 일상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약하고 더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직원 유지는 최근 화두가 되는 주제다. 많은 기업에서 이를 고민하고 있는데, 업무 지원 도구를 제공하는 줌은 고객사의 직원 유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직원 유지를 돕는 줌의 제품군으로 지난해 4월 인수한 직원 인게이지먼트 플랫폼 워크비보가 있다. 워크비보는 일종의 기업용 SNS라고 할 수 있다. 우수한 직원들을 기업 내부에 유지하려면 적절한 소통 창구를 마련해 상호 작용을 도모하고 참여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많은 직원이 투명성을 원하기 때문에 공고가 올라올 때 모두에게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워크비보는 SNS의 순기능을 활용해 직원들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포용적이고 균일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요소이자 직원 개인을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메타가 ‘워크플레이스’ 서비스를 단종하면서 줌 워크비보를 마이그레이션 파트너로 선정했다. 2025년 9월까지 워크플레이스 서비스를 지원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2년간 줌 워크비보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워크비보는 줌 워크플레이스 플랫폼 내에서 다른 모든 기능과 함께 사용할 수 있으며, 분산된 조직을 하나로 연결할 방법을 찾고 있는 1,000명 이상의 대규모 조직에 최적화됐다.

화상회의 플랫폼을 넘어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는 줌이 앞으로 한국 시장 내 파트너십 및 채널 프로그램에서 추구하는 전략 및 목표는 무엇인가?

현재 한국 시장에서 줌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컨택 센터 파트너의 역량을 개발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 비즈니스 서비스 영역을 강화해 고객사의 대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아태 지역에 대한 채널 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이전까지의 줌 미팅에서 나아가 확대된 전체 플랫폼 비즈니스를 수행하기 위해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에 있는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 한국 채널 전략도 아태 지역의 전략과 궤를 같이하지만, 줌 폰과 컨택 센터를 중심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하고자 하고 있다. 줌 폰의 경우 라이선스 하나당 10개까지 번호를 넣을 수 있는데, 한 국가의 번호가 아니라 여러 나라의 번호를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한국 기업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 외에도 지난 6월부터 채널 파트너를 통해 워크비보를 한국에 출시했다. 

궁극적으로 줌의 미션은 고객에게 제약 없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제공하는 데 있다. 특히 B2B 영역에서 고객사 직원의 경험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의 대고객 경험까지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dl-ciokorea@foundryco.com

김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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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 코리아 에디터로 국내외 IT 산업 콘텐츠의 기획 및 취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 클라우드, 보안, AI 등 최신 기술 트렌드 취재를 바탕으로 IT 리더를 위한 맞춤형 콘텐츠를 기획하며 심층 인터뷰, 트렌드 분석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IDG가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해 국내 IT 리더들이 통찰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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