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날고 기는 구직자라도 실수를 전혀 안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요즘처럼 구직 시장이 치열할 때는 사소한 실수 하나로 꿈의 직장을 놓치게
‘취업 불황 속에서도 꿈의 직장 들어가기(Get The Job You Want, Even When No One’s Hiring)’의 저자이자 커리어 코치인 포드 R. 마이어스(Ford R. Myers)는 “구직 현실에 아주 밝은 구직자라 해도 실수는 한다. 때문에 처음부터 주의해야 할 함정들을 잘 알고 시작하면 훨씬 더 생산적으로 구직활동을 전개할 수 있고 결과도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조언했다. 구직자들이 쉽게 저지르는 11가지 실수와,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보자.
실수 1: 온라인 모집 공고만 뜨면 일단 찔러본다
마이어스에 따르면 대부분 공개적으로 내보내는 모집 공고나 ‘구인 광고’는 별 영양가가 없다. 때문에 이런 모집 공고에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는 생산적인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데 신경 쓰라고 마이어스는 당부했다.
잡바이트 2014 소셜 리크루팅 조사(Jobvite 2014 Social Recruiting Survey)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1,855명의 리크루터와 인사 담당자들 중 60%가 관계자의 추천에 따라 인재를 뽑았을 때 결과가 더 좋았다고 답했다. 인적 네트워크가 구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해주는 결과다.
실수 2: 일방적으로 이력서를 보낸다
마이어스에 따르면, 회사에서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이력서를 보냈다가는 이면지로 쓰이기 딱 좋다. 커리어 컨설턴트이자 연설가, 구직 전문가인 릭 길리스도 이에 동의했다. 그 역시 회사에서 낸 모집 공고에 맞춰서 제출한 이력서가 아닌 이상 기업의 지원자 트래킹 시스템(ATS, Applicant Tracking System)에서 걸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나 역시 구직자들에게 억지로 이력서를 들이밀지 말라고 조언한다. 물론 ATS를 피해가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회사에서 낸 모집 공고에 맞춰 작성한 이력서를 제출했을 때나 가능한 얘기다. 기업에서 요청도 하지 않았는데 마구잡이로 이력서를 보내봤자 긍정적인 답변을 받기는커녕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만 낭비하게 된다. 차라리 그 에너지를 가지고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나 다른 활동에 써도 될 텐데 말이다”라고 길리스는 말했다.
실수 3: 빈 자리만 찾아 다선다
기업에서 전체 포지션의 40% 이상이 적합한 지원자가 나타난 후에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기업들은 그 자리에 적합한 지원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면접 당일 그 사람이 적격자라 판단되면 바로 새로운 포지션을 만들기도 한다고 마이어스는 말했다. 즉 ‘어느 자리가 비었는가’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내 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찾아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직접판매 기업인 솔루션스(Solutions)의 CEO인 더그 미첼은 “관리직을 뽑기 위해 한 여성을 면접한 적이 있다. 우리 회사가 하는 일을 포함해 회사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잘 아는 여성이었다. 그 여성은 비록 서류상으로는 관리직에 지원하였지만 우리 사업의 다른 측면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는 자질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우리는 관리직 대신 다른 포지션에 그녀를 채용하기로 하고 그 자리에서 채용 결정을 내렸다. 현재 그녀는 지원 및 교육 전문가로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수 4: 비효율적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키스톤 어소시에이츠(Keystone Associates)의 클라이언트 서비스 부 대표인 제인 맷슨은 “구직에서 첫째도 둘째도 중요한 것은 인적 네트워크다. 인간 관계를 잘 하는 사람들은 첫째로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확실하고 분명한 아젠다를 가지고 있으며, 피드백이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맷슨은 “무엇보다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이것이 ‘장기전’임을 알아야 한다. 구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임을 기억하자.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있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매 월 3사람에게 다가간다는 목표를 세워라. 꼭 개인적인 관계일 필요는 없다. 링크드인이나 이메일을 통해 안부를 묻는 정도도 괜찮다. 혹시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면 점심 약속이라도 잡아서 직장에서, 그리고 삶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서로 대화를 나눠보자”고 맷슨은 조언했다.
실수 5: 다양한 직종에 지원하는 것은 자신만의 전문성이 없다는 뜻이다
빈 자리만 찾아 다니지 말고 기회를 노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원하는 직종에 너무 일관성이 없어도 곤란하다고 마이어스는 말했다. “성공적인 구직의 열쇠는 ‘아무 일자리나’ 가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구직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가지 직업 역할만 정해놓고 그것만 고집해서도 안 되지만, 적어도 내가 원하는 포지션이 어떤 것인지를 정확하게 정해야 한다”고 마이어스는 조언했다.
실수 6: 구직 활동을 무계획으로 전개한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거나 이직하는 것은 어려운 과정이다. 따라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때문에 잘 짜인 방법론으로 무장하고, 매일 자기 반성과 계획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마이어스는 당부했다. 또 내게 맞는 구직 사이트를 찾아서 그곳에서 모집 공고를 확인하고 지원하는 등 구직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이력서를 제출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이력서를 수정하는 등 할 일을 정해야 한다.
실수 7: 전문가의 도움 없이 혼자 다 하려 한다
커리어 코치나 이력서 첨삭 전문가, 구직 전문가들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고 마이어스는 말했다. “커리어 코치나 구직 전문가들은 객관적인 가이드를 제공해주고 틀에서 벗어난 구직자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구직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증명된 방법을 조언해준다. 뿐만 아니라 연봉 협상에 있어서도 훌륭한 조언을 해주기 때문에 이들의 도움을 받는 이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투자 정도에 따라 매우 다양한 종류의 구직 전문가들이 있다. 때문에 혼자서 다 하려 들지 말고 반드시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마이어스는 전했다.
실수 8: 다른 사람에게 구직 과정의 통제권을 넘겨줘 버린다
커리어 코치나 이력서 첨삭 전문가, 구직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분명 도움이 되긴 하지만, 결국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구직자 자신이어야 한다. 때문에 마이어스는 구직 전문가를 고를 때 나의 가치와 구직 목표를 잘 이해하고 여기에 맞춰 도와줄 수 있는 소수의 전문가들과만 일하라고 조언했다. 물론 이들이 구직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과정에 대한 통제권은 자신이 쥐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력서를 첨삭할 때는 반드시 구직자 본인의 동의를 얻고 첨삭하도록 해야 하며 구직자를 대신해서 기업에 접촉하거나 이력서를 낼 때는 반드시 본인의 동의를 먼저 구하도록 해야 한다.
실수 9: 면접을 허술하게 준비한다
마이어스는 모든 회사 면접에 5가지 기본 요소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가치를 달변으로 설명하는 것, 해당 기업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드러내는 것, 똑부러지게 질문하는 것, 연봉 및 처우를 협상하는 것, 그리고 면접관과의 교감이다.
면접 전에 면접자와 기업에 대해 충분한 사전 조사를 해야 한다. 이것만큼 그 포지션에 자신이 가장 적합한 인물임을 잘 드러내 줄 수 있는 방법도 없다고 미첼은 강조했다.
“꿈의 직장에 도전할 때는 그 회사와 면접자에 대해 진심으로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공공 기업의 경우 글래스도어(Glassdoor)나 인디드(Indeed)같은 웹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미첼은 말했다.
면접관들과 한담을 나누는 것도 피해서는 안 된다. 개인적인 연결 고리를 찾는 것이야 말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어필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면접관과 공유하는 관심사를 찾아야 한다. 정 없으면 애사심을 공통점으로 언급한다 해도 말이다. 그 회사에 대해, 기업의 목표와 경쟁 기업, 해결 과제에 대해 잘 알고 자신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이는 반드시 겉으로 드러나게 되어 있고 채용될 확률도 높아진다”고 미첼은 강조했다.
실수 10: 자신의 시장 가치에 대해 잘 모른 채 면접에 임한다
면접장에 가기 전에 우선 자신의 시장 가치를 조사하고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중요한 데이터 없이 연봉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 “연봉 협상 이야기가 나온다면 당신이 마음에 들었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자신이 가진 기술, 지식, 경험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알고 있으면 협상 과정이 수월해진다”고 마이어스는 말했다.
밴드위쓰닷컴(Bandwidth.com)의 최고 인적 자원 담당자(chief people officer)인 레베카 보토프는 연봉 협상 벤치마킹 등을 이용하면 자신의 기술, 경험, 지리적 위치 등을 기반으로 시장 가치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보토프는 페이스케일닷컴(PayScale.com)을 통해 연봉 협상 벤치마킹과 계획을 세우고, 직원들이 비즈니스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를 평가하며 또한 자신이 가진 지식과 기술이 어느 정도의 보상을 받을 만 한지를 가늠해 보곤 했다. “회사 직원들이 얼만큼 성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고, 또 그들이 지닌 기술이나 역량에 대해 마땅한 보상을 해 줄 수 있다. 직원들이 회사에 기여하는 가치를 평가하고, 또 이들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그에 따른 보상을 해줌으로써 우수한 인재가 이탈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보토프는 전했다.
실수 11: 면접을 흐지부지하게 마무리한다
의외로 끝 마무리가 확실하지 못해 구직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고 길리스는 지적했다.
앞서 말한 11가지 함정을 모두 피하고, 면접까지 무사히 마쳤다면, 아마도 성공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아무리 면접을 잘 했다고 확신이 들어도 끝까지 인사 담당자의 마음속에 있을 지 모르는 일말의 의문이나 의구심을 없애주고 나와야 한다. 면접이 잘 끝났다고 해서 자리를 박차고 나올 것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담당자와 악수를 한 후 ‘감사합니다. 꼭 합격해 귀사에서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분명하게 의지를 보여준 후 면접장을 나서야 한다”고 길리스는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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