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기능이 애플 제품에 통합된다는 발표가 나온 가운데, 애플이 오픈AI에게 따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식으로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애플은 10일 WWDC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생성형 AI 기능을 발표했다. 많은 기능이 추가됐지만 화제를 모은 것은 챗GPT 기능이었다. 앱 전환 없이 시리나 애플 앱에서 챗GPT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애플은 챗GPT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오픈AI와 어떤 구체적인 계약을 체결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데이터 공유 방식에 대한 정보만 간략히 공개했을 뿐, 세부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애플 행사 이후 업계에서는 두 기업 중 어느 쪽이 비용을 부담하는지에 대한 여러 추측이 나왔다. 즉, 애플이 AI 역량 강화를 위해 챗GPT 사용료를 오픈AI에 지급하는 것인지, 아니면 오픈AI가 애플 생태계 사용자 확보를 위해 애플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다. 과거 구글이 애플 사파리 브라우저에 구글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설정하기 위해 연간 200억 달러(약 27조 원, 2022년 기준)를 지불했다는 보도가 있었기에, 두 기업 사이 계약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블룸버그는 이번 계약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파트너십에서 애플은 오픈AI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라며 “대신 애플은 수억 대의 자사 기기에 오픈AI의 브랜드와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금전적 효과를 얻는 것만큼 큰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13일 보도했다. 또한 해당 소식통은 “적어도 계약 초기에는 두 기업은 모두 의미 있는 수익을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다만 이번 계약으로 오픈AI보다는 애플이 금전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 사용자가 챗GPT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제품을 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최신 AI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기기를 교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생성형 AI 기능은 아이폰 15 프로/맥스 제품 또는 차후 출시될 새로운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다) 거기다 애플 기기에서 오픈AI 서비스를 결제하면 구독 수수료를 애플이 얻을 수 있다. 반면 오픈AI의 경우, 애플 사용자가 챗GPT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면 인프라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오픈AI가 관리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할 수 있다.
단 애플은 앞으로 챗GPT 외에도 다양한 AI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 크레이그 페데리기는 WWDC에서 진행된 대담에서 “구글 제미나이 등 다른 AI 모델을 애플 제품에 통합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라며 “지금 당장 공유할 내용은 없지만 일단 방향은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jihyun.lee@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