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부터 유연한 계약 등 중소 IT업체와 거래해야 하는 많은 이유가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가 있고, 이들을 어떻게 발굴
미국에서 IBM의 제품과 서비스를 조달하면 절대 해고를 당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대기업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조달하는 것을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대기업은 안정성과 신뢰도가 높다.
그러나 중소 업체에서 조달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CIO가 중소 IT업체를 눈여겨 봐야 할 이유를 정리해 봤다.
사회적 책임
채용과 투자 포트폴리오에만 다양성 원칙이 적용되는 게 아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기업 구매 아젠다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포춘 500대 대기업에서만 조달하면, 수많은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활용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미국 중소기업청(SBA: Small Business Administration)에 따르면, 임직원 수 500인 이하인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9%, 민간 부문 급여 총액의 41%를 차지한다. 2012년 기준 첨단 산업에서 중소기업 수는 24만여 개며, 그 수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 정부는 여성과 퇴역 군인, 기타 역사적으로 소외된 계층이 소유한 기업체에 경제력을 부여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2015년 회계 연도 동안 정부 조달 총액의 25.8%가 중소기업에 사용됐다. 내무부, 교통부, 농업부 등이 중소기업에서 많이 조달한다.
이런 트렌드가 민간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 책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급선 다각화를 공개 규정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기업 권익 단체인 빌리언 달러 라운드테이블(Billion Dollar Roundtable)에 따르면, 현재 AT&T와 델, GM, 마이크로소프트는 매년 10억 달러 이상을 공급선 다각화에 지출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이 이런 조달 전략의 중요 동기 부여 요소다. 그러나 이 밖에도 많은 이유가 있다.
산업에 대한 깊은 지식
직원 수가 15만 명이 넘고, 1,300여 시설을 소유하고 있는 스타우드 호텔(Starwood Hotels)은 지난 몇 년간 중소 업체 조달을 확대했다. 스타우드 호텔은 e조달 시스템 구현 업체로 버치스트리트 시스템스(Birchstree Systems)를 선정했다. 직원 115명인 버치스트리트 시스템스는 하루 동안의 데모 테스트 등이 포함된 경쟁 입찰에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쳤다.
버치스트리트가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 스타우드의 IT 공급망 담당 이사인 짐 드필리포는 “관광과 호텔 산업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고 말했다. 힐튼 호텔(Hilton Hotels), 메리어트 호텔(Marriot Hotels), 페어몬트 호텔(Fairmont Hotels), 포시즌(Four Seasons)도 버치스트리트의 e조달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드필리포는 “우리가 요구하는 사항을 충족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 회사들도 있다. 그러나 버치스트리트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는 회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업체에서 조달했을 때 누릴 수 있는 몇 가지 이점들이 있다. 중소기업이 비즈니스를 이해하는데 더 큰 관심을 보인다. 또 일회성 요청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스타우드는 특정 호텔 한 곳에 컴퓨터 액세서리를 공급해달라는 일회성 요청을 했었다. 대형 공급업체는 이런 요구를 잘 들어주지 않는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평판 구축에 주력하기 때문에 이런 요구를 들어주는 경향이 있다.
드필리포는 “소규모 공급업체는 스타우드 호텔이 고객이라고 홍보하는 것이 큰 이점이다. 동기부여가 되어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위험 관리
많은 조달 업무 담당자가 대기업, 기존 기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재정과 운영 측면의 안정성 때문이다.
이런 운영 측면의 위험을 줄이는 방법의 하나는 대기업 인프라를 이용하는 소규모 공급업체를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허브바(Hubba)는 소매업체와 공급업체가 제품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공급하는 전자상거래 부문 신생 창업회사이다. 그런데 이 회사는 아마존 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재무적인 안정성도 소규모 공급업체를 고려하는 회사들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다. 기업공개한 회사들과 달리 중소기업은 재무제표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없다.
그렇다면 재무제표 없이 공급업체의 재무 상태를 평가할 방법은 무엇일까? 현금 흐름표를 요청하거나, 던앤브래드스트리트(Dun & Bradstreet) 등의 독립 서비스를 이용해 은행 데이터와 신용 점수 등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또 중소 공급업체가 성장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12~2015년, 델의 협력업체 가운데 125개의 소규모 공급업체가 ‘중소기업’ 규모를 뛰어넘는 회사로 성장했다. 2000년, 델은 여성이 사장이던 오렌지도어(OrangeDoor)라는 마케팅 대행사와 계약을 체결했었다. 당시 이 회사의 직원 수는 3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0명이 넘는다. 장시간 공급업체의 성장을 지원하면 협력 관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더욱 효과적인 관계로 발전한다.
흙 속의 진주 찾기
소규모 회사는 컨퍼런스, 골프 코스, TV 광고를 통해 회사를 홍보할 인력이 없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흙 속의 진주’같은 소규모 공급업체를 찾아야 할까?
관련 업체를 소개하는 써드파티 보고서를 조사하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시장 조사 기관인 가트너의 쿨 벤더(Cool Vendor)는 혁신적이며, 시장에 영향을 주는 중소기업들을 파악해 소개한다. 잡지 ‘Inc’의 Inc 5000 목록의 회사들은 여러 산업에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IT서비스 분야의 회사 1,000개도 포함되어 있다. 또 컨퍼런스나 업계 행사에서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사람을 찾는 방법도 있다.
마지막으로 전문 산업 단체에 가입해 자격이 증명된 공급업체를 찾는 방법도 있다. 델 글로벌 조달(World Wide Procurement) 부문 마크 프링글 부사장은 “델이 SBA, NMSDC(National Minority Supplier Development Council), WBENC(Women’s Business Enterprise National Council) 등 정부, 다문화 단체와 협력해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기회가 있다. 중소기업이 고객이 될 수 있는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자와 만날 수 있는 지역 행사와 컨퍼런스를 예로 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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