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당분간 최신 AI 서비스를 유럽에 출시하지 않겠다고 14일 밝혔다. 아일랜드 규제 당국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지 말라고 지시한 후 내려진 결정이다.
메타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아일랜드 규제 당국인 데이터 보호 위원회(DPC)로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공개된 콘텐츠를 LLM 학습에 사용하는 것을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메타는 이러한 요청을 수락하겠지만 이로 인해 유럽 사용자에게 메타의 최신 AI 기술을 지원하지 못할 것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메타는 “이번 조치로 유럽은 AI 관련 혁신 부문에서 뒤처질 것”이라며 “메타 역시 학습 데이터 활용이 제한되면서 이류 수준의 AI 서비스만 유럽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DPC의 요청은 비영리 개인정보 보호 운동 단체인 NOYB의 고발로 이뤄진 조치다. NOYB는 메타의 새로운 개인정보 이용 약관이 GDPR의 여러 측면을 위반하고 있다며, EU 회원국 11곳에 메타를 신고했다. 6월 26일 적용될 예정이었던 메타의 새로운 개인정보 약관에선 댓글, 기업과의 상호 작용, 상태 업데이트, 사진 및 관련 캡션이 포함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공개 콘텐츠를 메타의 AI 훈련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메타는 “유럽 사용자의 다양한 언어, 지리, 문화적 배경을 반영하기 위해 약관을 변경한다”라고 설명했다.
NOYB는 특히 약관에 ‘옵트아웃’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AI 학습 과정에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약관을 ‘옵트인’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옵트아웃 방식의 이용 약관에서 사용자는 서비스를 기본적으로 제공받고, 원치 않을 경우 별도로 거부 의사를 밝혀야 한다. 반면, 옵트인 방식에서는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동의를 표현한 후에야 서비스나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옵트인 방식은 사용자 입장에서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즉, 메타가 소셜 미디어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려면, 사용자의 거부 여부를 물어보는 대신 사전에 동의를 구하는 방식으로 약관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 NOYB의 요청이다.
메타는 ‘정당한 이익’이라는 GDPR 조항을 근거로 법적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개인정보 규제 당국인 정보위원회(ICO)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사용자 데이터를 생성형 AI 학습에 활용하려는 계획을 중지하고 재검토하라는 ICO 요청에 메타가 조치를 취한 부분을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1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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